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한다. 남자는 사고로 장애를 얻은 영국 부호의 아들이고, 여자는 밝고 쾌활한 그의 간병인이다. 본디 사랑에 빠질 운명이 아닌 듯한 이들은 결국 사랑을 한다. 이렇게 보면 이 소설은 또 하나의 흔한 캔디형여자 주인공의 신데렐라 러브스토리이다. 하지만 이 책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상당히 심오한 의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윌은 원래 잘난 남자였다. 하지만 한 번의 사고로 그는 장애를 얻고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삶을 잃는다. 기존 삶에 대한 짙은 향수와 현재 삶에 대한 회의를 이기지 못하는 그는 스스로 선택한 삶의 종지부를 기다린다. 반면 루이자는 지극히 평범한사람이다. 그녀는 크게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다. 그녀가 윌의 간병인이 된 것도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렇듯 완벽히 다른 둘은 순조롭지 못한 시작을 맞았지만, 서로와 교감하고 서로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루이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윌은, 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보듬으며 행복한 여생을 보내리라는 독자의 예측과 바람을 깨고 끝내 기존의 선택을 고수한다. 루이자 역시 이러한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윌이 늘 바랐듯 하고 싶은 걸 찾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에게 어찌 보면 최고의 것들만을 선물해준 것이다.

  이 책은 두 명의 가 하나의 우리가 되어 너를 만나기 이전의 나(me before you)’보다 나은 개인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윌에게 필요했던 것은 존엄사 이전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었을 것이고, 루이자는 소중한 삶을 평범 이상을 누리며 사는 것이었을 것이다. 둘은 서로를 성숙하게 함으로써 서로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고, 서로의 삶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완전한 사랑을 한 것일까. 아니면 끝내 서로의 곁을 지키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간 새드엔딩을 맞이한 것일까.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주인공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포장된 비극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역시 성숙해가며 사랑의 완결이 단지 서로의 곁을 영원히 지키는 것뿐이 아님을 깨달았고, 그렇기에 그들이 한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주목했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계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결말이 조금 특이한 연애소설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던지는 의문들에 답하다 보면 본인 나름 와닿는 의미가 확실한 책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이 질문들을 꼭 받아보길 바란다.

 

임다영(문과대 불문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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