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0호 고대신문은 잘 넘겨지는신문이었다. 가볍게 볼 기사는 많았지만, 시선을 잡아끌고, 머리 써가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기사는 많지 않았다.

  우선 보도면의 경우 학교 발 정보 전달성, 홍보성 기사가 많았다. ‘학교가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교 시설이 좋아졌다는 식의 기사를 학생들이 찾아볼까? 물론 학생들이 (고대)신문을 잘 안 보기도 한다. 신문을 만드는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신문에 기대하는 고유한 역할은 늘 존재한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도하는 것. 그리고 학교가 잘못한 게 있다면 앞장서 비판하는 것.

  그런 점에서 국제학부의 자치공간 부족을 다룬 기사는 문제의식은 좋았으나 아쉬움도 남는다. 기사가 보도면 마지막인 4면 밑에 배치돼 있다는 점은 그렇다 하더라도 기사 자체가 깊지 않았다. 국제학부의 자치공간 부족 문제는 오래된 사안이다. 왜 지금까지 자치공간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학생회가 확보하겠다는 1층 주방 공간은 정말 확보 가능한 건지, 행정실은 학생회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적하긴 했지만 정보 전달성, 홍보성 기사도 필요하다. 대부분의 학생이 궁금해하는 건 어쩌면 이런 기사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용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카드뉴스나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리는 것은 어땠을까. 특히 저학년을 위한 진로개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기사는 병렬식으로 프로그램을 나열하고 있는데, 딱히 가독성이 좋지 않았다. 차라리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에 올리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많이 읽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세종학술정보원 공사 기사도 마찬가지다. ‘공간이 이렇게 변했다를 보여주려면 글보단 사진, 사진보단 영상이 더 효과적이었을 테다. 하지만 이 두 기사 모두 페이스북에 카드뉴스나 영상으로 업로드 돼있지 않았다.

  기획면의 경우 대체로 20대라면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여서 재미있게 봤지만, 사회면의 의경 감소를 다룬 기사는 다소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문제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이는 기사의 초점이 철저히 의경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인 듯하다. 기사는 의경의 체감 근무량 증가, 집회 및 시위 대응에의 어려움, 경찰공무원 증가로 인한 예산 소요 등을 지적하고 있다. 모두 생각해볼만한 지점이긴 하다. 하지만 의경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겪게 될 시민의 불편함은 기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의경의 체감 근무량 증가가 시민에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집회 및 시위가 빈번한 곳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은 의경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담았다면 조금 더 공감하면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쓴소리가 길어졌지만 내 의견은 많은 의견 중 하나에 불과하다. 들을 것만 듣되 쉽게 넘겨지지 않는신문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서주희(정경대 정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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