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8 01:25 (월)
“방언사전은 각 지역의 문화를 비추는 언어의 거울”
“방언사전은 각 지역의 문화를 비추는 언어의 거울”
  • 전남혁 기자
  • 승인 2019.03.18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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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방언사전〉 대표 집필자 서정섭(전주대 국어문화원) 교수 인터뷰

  방언 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그 지방의 방언을 수집해 방언사전을 편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라북도에서는 전주대 국어문화원 주도로 〈전라북도 방언사전〉(이하 전북 방언사전) 편찬을 완료했다. 〈전북 방언사전〉은 올해 내로 종이사전으로 편찬될 예정이며, 각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에 전자사전으로 탑재될 전망이다. 전주대 국어문화원에서 〈전북 방언사전〉 대표 집필자 중 한 명인 서정섭(전주대 국어문화원) 교수를 만나 방언사전 편찬 이모저모에 대해 들어봤다.

 

  - 전북 방언사전의 편찬 과정은

  “〈전북 방언사전〉 사업은 2년에 걸쳐 이뤄졌다. 2017년도에 자료조사, 시범집필 등 사전 편찬 준비작업을 했고, 이것을 바탕으로 2018년도에 구체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금년에는 이것을 종이사전으로 출판해 각 기관에 배포를 하고 도청 홈페이지에 전자도서 형태로 탑재해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현 시대에 방언사전이 필요한 이유는

  “과거 교통의 발달이 더뎠을 때는 지역적으로 왕래가 많지 않아 지역의 언어가 보존이 됐다. 하지만 교통이 발달하고 방송매체가 활성화돼 표준어의 위상이 강해졌다. 젊은 세대와 노년세대의 접촉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다. 우리 문헌자료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방언에서는 드러난다. 따라서 방언사전 등의 방언자료를 통해 이러한 공백을 메꿔줄 수 있다. 국어사 측면에서 봤을 때 방언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 전북 방언은 〈표준국어대사전〉에 가장 적게 수록된 방언이다.

  “전북 방언은 〈표준국어대사전〉에 200여 개,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193개, 〈우리말샘〉에 3000여 개 정도 수록돼있다. 다른 시도의 방언과 비교했을 때 수록된 비율이 낮다. 전라북도에는 기존에 참고할 만한 체계화된 사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라북도 방언의 위치나 위상하고도 관련이 있다. 전남방언이나 경상방언은 표준어와 확연히 구분되는 부분이 많지만, 전라북도 방언은 표준어와 상당히 가깝게 인식이 됐다. 이에 따라 〈전북 방언사전〉의 편찬에 대한 절박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 전북 방언사전에 등장하는 1만 1640개 표제어의 추출 대상과 선정 기준은

  “전라북도의 인접 방언인 전남방언이나 충남방언 사전을 참고했고, 집필자들이 회의를 거치며 인접 방언들이 전북방언인지의 여부를 확정했다. 또한 전북 지역어 조사자료, 구비문학자료, 구술 자료들을 분석했으며, 전라북도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에서 전북방언의 요소를 가진 것들을 추출했다. 선정단계로 넘어가면, 표제어 선정은 참 어려운 과정이다. 선정은 많이 하고 싶은데 집필 과정이 한정되는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래서 기초 어휘를 어떻게 선정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며 전라북도의 문화, 생활,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기초 어휘를 선정했다.”

 

  - 〈전북 방언사전〉과 전북 방언의 특징은

  “표준어에 대응되는 방언의 ‘대표형’과 그 ‘하위방언형’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어휘에 대해서 그 형태론적인 이형태, 음운론적인 이형태 등 관련된 하위 어형들이 많이 있다. 이것들을 모두 표제어로 올려 설명을 하면 중복된 설명들이 많이 나올 것이기에, 대표형 하나를 선정하고 그 이형태들을 하위방언형으로 넣게 되었다. 대표형은 우선 빈도수가 높고, 전라북도 지역에서 고루 쓰이는 것들을 선정했다.

  대표적으로 전북 방언에서는 서로 다른 어형들이 합쳐져 축약이 되는 ‘융합형’이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가면서’는 ‘가다’와 ‘면서’가 합쳐진 건데, 이것이 ‘감서’로 축약된다. 또 문장의 끝에 ~잉을 붙이는 것도 전북방언의 특징이다.”

 

  - 사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우선 표제어로 올릴 1만 개의 단어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 것인지, 그 뜻을 어떻게 통일성 있게 기술할 것인지가 어려웠고, 특정 시·군별로 편중되지 않게 하는 형평성 문제도 고민했다.

  또한 표준어가 아니라 방언을 표기하는 사전이기 때문에 형태 표기를 하는 데서 어려움이 있었다. 표준어는 그 표기를 〈한글맞춤법〉에 근거하면 되지만, 방언은 음성이나 음상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할 것인지, 그 원형을 생각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 사전에서 개선되거나 추가돼야 할 사항이 있다면

  “이번 사전은 시간적으로 촉박하게 만들어졌다. 앞으로 전문어들을 세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농업에 관한 어휘, 군산, 부안 등 바닷가 지역의 어업에 관한 전문어휘 등 전문 지역별로 특성화되는 전문어를 조사해야 한다. 또한 직업어휘, 세대별·성별 어휘 등 다양한 어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전남혁 기자 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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