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박대용 뉴미디어 팀장은 인터넷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탐사저널리즘을 표방하는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재원 전부를 시민후원금으로 마련한다. 광고주로부터 독립된 고유한 수익구조로 운영되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시민후원자들의 언론수요에 맞춘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해내 구축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었다.

  뉴스타파 박대용 뉴미디어 팀장은 산적한 한국 인터넷신문계의 과제를 두고 “결국 신문과 독자가 서로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자한테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멀고도 긴 정도(正道)를 가리키는 박대용 팀장에게, 인터넷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 뉴스타파는 후원금만으로 신문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

  “저희는 광고 게재 없이 후원금만으로 운영합니다. 현재 후원회원이 3만 3000명 정도 돼요. 대부분 1~2만 원 정도 소액을 후원합니다. 뉴스타파는 특정한 사람이 소유할 수 없는 구조예요. 그러니 제약 없이 권력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 인터넷신문사의 수가 많아져서 업계 경쟁이 치열한데

  “언론은 많은 게 당연히 좋아요. 인터넷신문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쟁이 심화해 품질 경쟁이 발생합니다.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더 좋은 기사를 쓸 거예요. 시장경제의 당연한 원리입니다. 사업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독자에겐 좋은 현상이죠.

  문제는 이익을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양산하는 인터넷신문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와 광고를 거래하기도 합니다. 이런 언론이 오래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선 독자가 잘 감시해야 합니다. 독자와 언론이 다투면 독자가 이길 수밖에 없거든요.”

 

  - 독자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인터넷신문사를 규제하자는 주장도 있다

  “법적인 규제 제도는 이미 충분합니다. 정보통신망법의 처벌 수위는 높은 수준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은 잘못된 보도에 일정한 조치를 할 수 있어요. 이 이상의 제도를 통해 인터넷신문을 규제하려는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에요.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입니다.

  최근 ‘미디어 리터리시(media literacy)’를 많이 강조합니다. 독자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죠. 어떤 기사가 좋은 뉴스인지 분별할 수 있는 독해력을 독자들이 길러야 합니다. 그래서 관련 교육도 많이 이뤄지는 추세예요. 또 좋은 콘텐츠를 접해야 독자들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는 만큼 좋은 언론도 늘어야 합니다. 독자에서 해법을 찾는 방법은 멀고도 험합니다. 하지만 눈앞의 편하고 쉬운 해법이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죠.”

 

  - 어떤 분들이 주로 후원하나

  “저도 뉴스타파에 후원하는 분들이 신기합니다. 후원회원들에게 후원 이유를 물어보면, ‘정의롭고 공정한 보도’,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책임감의 발로라는 답변이 많아요. 굉장한 시민의식과 책임감이 엿보입니다. 저희 신문사 동료들도 후원회원들을 보며 감탄합니다. 후원회원들 덕분에 저희가 일탈하지 않고 충실히 저널리즘을 수행할 수 있어요.”

 

  - 경영난을 겪은 적은 없나

  “한 번도 없습니다. 저희는 수익에 맞춰 경영 계획을 짜요. 저축도 조금씩 합니다.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무리하지 않아요. 적자 경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항상 들어오는 수입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로 경영해요. 애플도 현금이 많아도 대출을 받는다고 하잖아요. 그게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더군요. 저희는 그렇게 복잡하게 머리 안 굴려요. 수입과 지출 내역은 모두 다 공개합니다. 커피 한 잔 마신 것까지 공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웹사이트에 모든 정보가 올라가 있어요. 재원 자체가 후원회원의 지정기부금이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있습니다.”

 

  - 한국의 인터넷신문이 저널리즘을 회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자신을 확고하게 믿는 독자층을 빠르고 확실히 확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독자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문사도 독자를 믿어야 합니다.

  이런 신뢰관계를 쌓기 위해선 뉴스 콘텐츠 자체가 신뢰적이어야 해요. 저희는 다른 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신뢰를 얻고자 합니다. 뉴스타파를 신뢰하고 고정적으로 구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뉴스타파 후원회원의 10배 정도가 돼요. 저희에겐 잠재고객인 셈이죠. 뉴스타파는 이들 덕에 유지됩니다. 이들이 있어서 우리는 다음을 예측할 수 있어요. 독자 대비 후원자 수를 아니까 수익이 예상되는 것이죠. 이렇게 조직이 안정되고, 덕분에 콘텐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겁니다. 처음부터 대출받으면서 회사 확장에 집중하면 결국 돈에 쫓기게 돼요. 이런 성장은 지속가능성이 없어요. 지속하더라도, 그 존재는 비루한 거죠.”

 

글│김태훈 기자 foxtrot@

사진│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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