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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그대로, ‘맛’과 ‘멋’은 더한 현대의 차
전통은 그대로, ‘맛’과 ‘멋’은 더한 현대의 차
  • 이현수 기자
  • 승인 2019.03.2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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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 ‘일상에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차를 마시는 시간은 밥을 먹는 것처럼 보통 있는 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커피가 음료의 대세인 오늘날, 차를 찾는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줄었다. 이에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차 문화를 보존하는 동시에, 차 시장을 소생시키기 위한 차의 이미지 변신이 시도되고 있다.

 

  정통차와 대용차로 나뉘는 차

  ‘는 식물을 우려먹는 기호 음료로, ‘정통차대용차로 구분된다. ‘정통차란 차나무의 잎을 우려먹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녹차나 홍차 등은 정통차에 해당되며, 그중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차의 대부분은 녹차다. 녹차는 발효시키지 않은 차로, 차나무의 어린잎을 딴 즉시 가열해 건조시킨 것이다. 이 과정으로 잎이 녹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녹차라 불린다. 우리나라 전통차로 유명한 쌍화차의 경우, 이 의미에서 정통차가 아닌 백작약, 당귀, 계피 등의 한약재로 만든 대용차의 일종이다.

  ‘대용차란 찻잎 외에 다른 첨가물을 우려 만든 차로, 유자를 우려 만든 유자차, 약재가 들어간 한방차, 허브차 등이 있다. 식물의 꽃, 열매, 줄기 등을 우려 만든 차 또한 모두 대용차로 분류된다.

  대용차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꽃차가 손꼽힌다. 조선시대, 가정살림에 관한 고문헌 <규합총서>에 매화차를 달이는 방법이 나올 만큼 우리 조상들은 과거부터 꽃차를 즐겼다. ‘꽃차는 매화, 국화 등의 꽃 전체 또는 일부를 우려먹는 대용차로 일반적인 차에 비해 우려냈을 때의 색이 다양하다. 한국꽃차협회 박석근 이사장은 꽃차가 띠는 색깔을 나타내는 성분들은 단지 차의 외양을 꾸며줄 뿐 아니라 몸에 좋기도 하다고 말했다.

  1400여 년 전 중국에서 들어와 수양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식음료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티협회 관계자는 차의 이미지가 다도에 머물러 있다가 음료의 한 형태로 인식이 변화한 것은 10년 전 ‘17제품이 출시되고서부터라고 말했다. 또 차 시장에서 차 제품은 정통차 위주에서 다양한 차를 섞는 블렌딩 차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과일, 허브, 커피 등 다양한 재료를 섞은 블렌딩 차는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차의 이미지 변신

  10조 원이 넘는 거대한 규모의 커피 시장에 비해 미진하지만 국내 다류 판매액은 상승세에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다류 국내판매액 합계는 2010년 약 5970억 원에서 2017년 약 9473억 원으로 증가했다.

  차 브랜드들은 차의 오래된 이미지를 탈피한 현대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특히 오설록은 제주의 비경을 모티브로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녹여낸 작명과 포장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주산 녹차에 지리산 야생 돌배를 첨가해 블렌딩한 제품 달빛걷기는 발효된 배 향을 달빛에 비유했다. ‘달빛걷기외에도 제주 곡식과 녹차의 고소한 맛을 바람으로 표현한 바람노래’, 녹차와 홍차 블렌딩에 망고와 파파야가 금빛 노을처럼 물든 금빛마중, 다양한 블렌딩차가 참신한 제품명과 함께 재탄생했다. 김태윤(·21) 씨는 차 자체와 포장지의 동양적인 느낌이 잘 어필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설록은 이외에도 그린티 아이스크림, 롤케이크 등을 출시해 차를 디저트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쌍계명차또한 차를 세련된 형태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쌍계명차의 베스트셀러 크리스탈 시리즈는 블렌딩 잎차를 크리스탈 유리병에 담아 포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알록달록한 색깔의 포장지와 차 주재료의 그림이 그려진 지관 케이스 또한 다채로움을 더했다. 쌍계명차 마케팅팀 관계자는 차가 가진 올드한 느낌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밝은 파스텔 톤의 포장지를 사용하는 등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외적인 변화를 많이 줬다고 말했다. 한국티소믈리에협회 관계자는 차에 대한 좁은 인식을 바꾸는 좋은 사례라며 이러한 외적인 변화들은 차 시장 발전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차 산업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 차 산업이 하동, 보성 등 일부 지역의 차에만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차 문화의 보급 확대를 위해 차산업 발전·차문화 진흥법이 시행됐지만 차 산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한국차문화협회 박광옥 부회장은 잘 알려진 하동, 보성의 녹차뿐 아니라 꽃차, 죽로차, 연잎차 등 다른 지역의 특성화 차도 활성화해야 한다다양한 지역의 여러 차가 힐링 문화로 발전해 차 산업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에서 찾은 온고지신

  차 소비를 공략하기 위해 차는 거듭 변화하고 있지만, 차 문화의 본래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 또한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세기에 걸쳐 이어져 온 차의 전통과 의미는 다양한 체험 문화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차 문화 학술대회를 개최한 김미희 선생의 호를 딴 명원문화재단(이사장=김의정)’은 한국 차의 우수성과 다양한 한국 차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 박람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명원문화재단 관계자는 국내 차 산지로 유명한 보성군과 공동 주최했다행사의 취지는 한국 차의 발전과 세계화라고 말했다.

  박람회에선 다기 사용법과 생활예절을 익히는 전통다례체험과 선조들의 다례 풍습을 재연하는 우리 다례 시연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차의 전통을 체험한다. 월드티 테이스팅국제차문화대전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차를 체험하고 한국 차의 세계화를 모색하기도 한다. 더불어, 국내 최초로 열린 차 패키지디자인 전시회는 차 상품 포장 박스와 포장지의 디자인을 전시해 소비자에 다가서는 차의 대중화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는 인성교육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다도란 수양의 수단으로 차를 달여 마실 때의 예법을 뜻한다. 원광대학 한국예다학연구소 김미숙 수석연구위원은 차는 각성, 강심이뇨 작용을 통해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다도는 들떠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수신하는 것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 같은 민간 부문 자격증이 등장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의 역할은 차 예절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의 예법을 지도하는 것으로, 청소년 상담기관이나 예절 교육기관에서 주로 활동한다. 인성차문화예절지도엔 바르게 앉는 법, 차를 바르게 마시는 법, 다식 만드는 법 등에 대한 교육이 수반된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차는 마음을 여는 확실한 도구라며 차를 마시면서 아이들을 교육하거나 상담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hotel@

사진제공한국차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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