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1분 전〉 저자: 마이클 돕스 역자:박수민
〈0시 1분 전〉 저자: 마이클 돕스 역자:박수민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인류의 운명을 우려하여 이른바 운명의 날 시계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 시계가 0시에 다다르면 그 순간 인류는 멸망한다. 이번에 소개할 책 <01분 전>은 이 멸망의 순간에 단 1분 앞으로 다가간 인류 역사에서 위험하고 아찔했던 순간을 보여준다.

  이 책은 19621016일 오전 1150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파악하면서 시작된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다. 소련의 서기장 흐루쇼프는 터키에 배치돼 소련을 위협하고 있는 미국의 핵미사일에 대항해 소련도 미국의 본토를 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쿠바 미사일 배치를 결정한다. 만약 미국에서 미사일 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터키에 있는 미국의 핵미사일을 걸고넘어져 그 둘을 교환하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본토가 적군의 미사일에 위협당하는 상황을 흐루쇼프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펜타곤은 당장 적을 공격해야 한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반응은 소련에 그대로 전달되었고 소련의 강경파들 역시 협박에 굴하지 말고 핵미사일 기지 건설을 강행해야 한다고 흐루쇼프를 압박했다. 만약 두 국가의 정상이었던 케네디와 흐루쇼프가 적의 위협이라는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참모들의 말을 따랐다면 인류는 최후의 0시를 맞이했을 것이다.

  다행히 양국의 정상은 이러한 치킨 게임이 계속된다면 수많은 사람이 무고한 목숨을 잃게 되리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결국, 양측의 지도자는 한 발씩 양보하며 합의점을 찾았고 핵무기가 오고 가는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큰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며 지난 1년간 숨 가쁘게 벌어졌던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 간의 협상을 떠올렸다. 지금도 핵은 우리를 위협하는 무기이며 우리는 그 위협을 없애고 한반도의 평화를 찾아야 한다.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했던 이유는 서로를 잘못 파악하고 위험을 과장해서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수를 인정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 교훈을 살려 우리도 서로를 이해하고 인내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야만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반도의 시계가 0시를 향해 움직이는 날이 다시는 오지 않기를 바라며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쿠바 미사일 위기를 재현해낸 <01분 전>의 소개를 마치고자 한다.

 

정태원 (미디어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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