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기만 한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은 고된 하루와 수많은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아쉬움으로 터벅터벅 걸어갈 텐데. 누구나 한번쯤은 막막함과 절망감에 몸서리쳤을 텐데.

  2016년에 발매된 악동뮤지션 <2집 사춘기 하 (思春記 下)> 앨범의 7번째 수록곡 ‘집에 돌아오는 길’(악동뮤지션, 이찬혁 작사·작곡)은 이런 심경을 두 남매 뮤지션의 조화로 잘 드러낸다. 곡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피아노 멜로디 속에서 이찬혁의 랩으로 시작해, 한숨을 가득 몰아쉬며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하나의 그림을 그리듯 펼쳐낸다. 감각적인 가사로 등장하는, 버거운 하루를 끝내고 ‘아까 일도 오늘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라고 말하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의 주인공은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노래가 ‘가로등이 줄지어 굽이진 벽돌담’이 늘어진 골목길에 접어들었을 때 이수현의 보컬은 감상을 극대화한다. ‘날 조이는’ 듯한 고된 여정 속에서, 주인공이 밤 하늘에 그리는 것은 바로 가족의 얼굴이다. 소중한 존재들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사람들은 힘든 하루를 버티고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겠지.

  행복과 희망에 대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노래다. 매일매일 고단한 하루를 버텨내면서, 소중한 존재들을 잊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에게 한번 쯤 들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이정환 기자 ec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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