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1871종단횡단〉 칼럼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고대신문 편집국 일동입니다.

 

직무정지 등의 편집국 내부 사정으로 인해 입장문 게재가 늦어지게 된 점 죄송합니다. 28일 직무정지가 해제돼 본 입장문을 게재합니다.

본지 1871(318일자) <종단횡단> 칼럼에 담긴 성소수자 혐오표현과 이후의 미흡한 대처로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칼럼에 담긴 혐오표현이 고대신문 편집국 전체, 학생 데스크와 학생 기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통감하고 있습니다. 또 일전에 저희의 미숙한 답신 메일에 대해서도 변명의 여지없이 사과드립니다.

더불어 저희 고대신문 편집국 전체는 <종단횡단> 칼럼 익지 않은 사과는 쓴 맛일 뿐이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옹호를 담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학생 데스크에서는 해당 칼럼의 확인과 승인 절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나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학생 기자단에서는 그 이후 평가를 진행하면서조차 해당 칼럼의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담당 기자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없이 부적절한 예시로, '진정한 사과'라는 본래의 주제 의식과 무관하게 많은 분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글을 작성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1차 사과문 작성 당시 편집국 내부에서 대표성을 담보한 입장을 최대한 신속하게 전하기 위해 편집국장 명의로 사과를 한 것이며 특정인을 두둔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우선 2문단에서 제시된 장면에서 사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긴 하죠.”라는 발언은 성소수자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혐오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사과하라는 말을 일방적이고 억압하려 드는’ ‘거친 요구라고 뒤의 문단에서 서술하는 것은 성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한 옹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 아니라 존재를 부정할 수도 있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존재는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할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공적인 지면에 실은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인권 위에 절대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통감합니다.

 

 

이에 저희 편집국 일동은 고대신문이 학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첫째, 기획간사의 편집권 참여 최소화를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것입니다.

둘째, 학생 편집국의 데스킹 시스템을 개편하겠습니다.

셋째, 편집국 내부의 인권 교육을 계획하고 진행하겠습니다.

넷째, <고대신문 보도윤리준칙>을 재정립하겠습니다.

다섯째, 편집국 내부의 의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첫째, 해당 칼럼 작성에 책임이 있는 기획간사의 편집권 참여 최소화를 요구했으며, 이를 관철할 것입니다. 또 저희는 해당 칼럼의 승인권이 기획간사에게 있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이에, 지속적인 요구를 통해 편집 과정에서의 개입을 축소하겠습니다.

 

둘째, 학생 데스크와 학생 기자들이 책임지고 데스킹 시스템을 개편하겠습니다.

칼럼 작성 및 게재 과정을 대폭 개선하겠습니다. 그동안 칼럼에 있어서 소홀했던 태도에 반성하고, 앞으로는 적어도 당주 월요일까지 주제나 내용을 발제하고 공유해 전체 편집국 피드백을 들어볼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겠습니다. 또 당주 목요일 자정까지는 칼럼 초안을 편집국에 공유해 글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이 오갈 수 있는 토의의 장을 만들 것입니다.

 

셋째, 편집국 내부에서의 인권 교육을 진행하겠습니다.

대학언론으로서 인권에 대한 큰 윤리의식과 책임을 자각하고, 편집국 내 모든 기자들은 인권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반성했습니다. 인권교육센터 교육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구성원이 바뀌는 다음 학기 편집국부터는 저희의 방학 교육 일정을 활용해 인권 교육의 횟수 및 그 방식을 확립하겠습니다.

 

넷째, <고대신문 보도윤리준칙>을 재정립한 후 이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인권보도준칙> 내용을 준용해 일상적 보도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등과 같은 <인권보도준칙>의 내용 역시 세심히 참고해 보도윤리준칙을 보완하겠습니다. 이 보도윤리준칙을 철저히 학습하고, 실제 기사를 쓰고 지면을 구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적용하겠습니다. 매 편집국마다 지속적인 토론과 논의를 통해 이를 보충하고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이 모든 개편안을 위해 편집국 내부의 의식을 개선하겠습니다.

편집국 구성원 모두의 인권의식을 증진하는 것은 가장 핵심적으로 저희 고대신문 편집국이 노력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국 내에서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혐오표현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를 만들겠습니다. 전 편집국이 나서서 인권에 대한 바람직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파급력을 가진 대학언론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고대신문을 통해 전달되는 모든 글의 한 문장, 한 문장에 신중함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고대신문 편집국 일동

 

편집국장 박형규 / 취재부장 송채현 / 문화부장 김예진 / 사회부장 김인철 / 정기자 권병유, 김다희, 김태훈, 박진웅, 이경은, 이다솜, 이현수, 전남혁, 정한솔, 조은비, 한예빈, 황준혁 / 취재기자 김군찬, 김예정, 김태형, 박성수, 박소윤, 이선우, 이수빈, 이정환, 이준성, 이지원, 최은영, 최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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