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캠 보궐선거로 총학생회가 세워지긴 했지만, 석연찮은 개표 과정과 선거 운영에서 아쉬운 뒷맛을 남겼다. 분명 언젠가 본 적 있는 광경에 학생들의 한숨도 고스란히 재연됐다. 이 번 선거는 지난해 세종총선거에서의 좋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기시감을 남겼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난해 세종총선거에선 단 하나의 학생회도 탄생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던 것이 주요 원인이긴 했지만, 가장 아쉬웠던 건 순탄치 않았던 선거 운영이었다. 특히 개표성사조건을 충족한 공정대 선거에서마저 투표용지 교부 착오로 선거가 무효로 처리돼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선거 과정이 매끄럽진 못했다. 총학 투표함이 파손돼 투표용지가 쏟아졌고, 202표의 주인들이 남긴 의사표현은 그대로 무효표로 묻혔다. 투표인수와 투표용지 오차도 또 발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중선관위는 회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일반 선거권자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이후 소집된 선관위 회의에서 이의 제기 안건을 날치기로 부결시킨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왔다. 여러모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미 세종캠 학생들은 이번 선거 전반에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중선관위 탄핵 연서발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가 있었다면 바로잡고, 잘못이 있었다면 명백히 밝혀야 한다.

  분명, 학생대표자를 뽑는 일이 그리 쉽고 간단하진 않을 테다. 그러나 이를 감수해야만 민주적 대표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 그러려면 적어도 기본은 지켜야 한다. 선거의 규칙을 곧게 준수하고, 실수와 잘못은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가장 기본이 돼야 할 선거에 더 이상은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번 세종캠에서 쏟아진 투표함은 그 자체로 씁쓸한 무언가를 표상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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