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된 지 18년이 되는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고장이 있었다. 국내 모든 엘리베이터는 매년 1회 정기검사하고, 15년 이상 된 엘리베이터는 3년에 한 번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정밀검사 대상인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검사 결과에 따라 부분적인 수리가 이뤄지지만, 잦은 고장으로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밀검사로도 못 잡는 잔고장

  가장 최근에 실시된 올해 1월 정밀검사에서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조건부 합격을 받았다. 조건부 합격은 1개월 안에 지적사항을 시정하면 합격 판정이 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내부 손잡이 일부 파손, 일부 층 도어슈(엘리베이터 문 이탈 방지 장치) 부식 등 4가지 지적사항이 발견 된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외부업체에 제작 요청을 한 내부 손잡이 외 나머지 사항이 모두 시정돼 2월에 다시 합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학생회관 엘리베이터의 잔고장은 여전하다. 김주형(사범대 가교15) 씨는 “3월 둘째 주에 엘리베이터가 6층에서 덜컹거렸다마치 7층이 있는 것처럼 더 올라가려는 듯했다고 말했다. 곽희평(Guo Xiping, 문과대 국문15) 씨는 두 달 전에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멈춘 적이 있다문도 열리지 않아서 6층 버튼을 계속해서 누르다 보니 겨우 다시 작동했다고 말했다.

  제19회 동아리 박람회가 열린 313일 오전에는 5층으로 올라가던 엘리베이터가 도중에 4층으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했다. 당시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안전상의 이유로 오전 동안 사용이 금지됐다. 학생회관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현대엘리베이터 박대성 팀장은 엘리베이터를 제어하는 4층의 스위치가 외부 충격에 의해 손상된 상태였는데, 엘리베이터와 순간적인 마찰로 접촉 불량이 발생해 급정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문이 천천히 열리거나,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 등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사소한 고장을 자주 겪고 있다. 박대성 팀장은 직원들이 3월에만 15번 이상 고장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하루에 4번까지 출동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관계자는 엘리베이터가 노후화돼 수평을 맞추는 과정이 오래 걸려 문이 천천히 열릴 수 있다며 잔고장의 원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대안은 엘리베이터 재설치

  동아리연합회(회장=황준철, 동연)313일 발생한 고장 이후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불편을 겪은 학생들의 사례를 수합했다. 황준철 동연회장은 “20건 이상의 사례와 함께 엘리베이터 재설치 요구를 학생지원부에 전달했다아예 재설치를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엘리베이터 위치를 옮기는 것도 고려해봤다그러면 여러 동아리가 자치공간을 잃기에 현 자리에 재설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지원부 측은 동연 측의 요구를 받고 여러 방면에서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재설치를 할지, 탑승인원을 늘릴 수 있게 용량을 늘릴지 등 시설 논의와 예산 논의를 동반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를 담당하는 현대엘리베이터 측도 엘리베이터 재설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대성 팀장은 엘리베이터 위치를 바꾸거나 최대 탑승인원을 늘리려면 건물 공사를 새로 해야 하고, 이에 따른 허가를 거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엘리베이터를 지금과 똑같은 기종과 용량의 새 기계로 바꾸는 게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고장 막기 위해선 화물 운반 자제해야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고장의 주된 원인은 무리하게 화물을 운반하거나 문을 오랜 시간 강제로 열어놓는 일이다. 최대 적재량에 가깝게 짐을 장시간 나르거나 문을 연 상태로 오래 놔두면 엘리베이터에 에러가 누적된다. 에러가 누적된 엘리베이터는 이를 초기화하기 위해 문을 연 채 작동을 잠시 멈추는 과정을 거친다.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이용자들이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용도상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인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원칙적으로 화물 운반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동아리들의 주요 공간으로 사용되는 학생회관 특성상 악기나 책상, 의자 등을 엘리베이터로 운반하는 게 잦은 상황이다.

  장성우(공과대 전기전자전파11) 씨는 다루는 장비가 큰 동아리들은 계단으로 오르내리기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많은 짐을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5층에 자치공간이 위치한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A씨는 학생들이 부피가 크고 무거운 짐을 옮기느라, 문을 오래 잡고 있는 경우를 몇 번 본 적 있다고 전했다.

  박대성 팀장은 학생들이 짐을 옮기는 건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화물은 같은 무게라도 충격이 사람과 달리 한 번에 가해져서 무거운 짐을 한꺼번에 싣게 되면 부품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로 화물을 옮기다 사고가 나면, 법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가 없다학생들이 더 조심히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황준철 동연회장은 동아리 연합회 재실 업무시간인 오후 2시부터 오후 630분까지는 학생들의 요청이 있으면 계단으로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일부 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험하게 다룬 사례가 있어 앞으로는 학생들에게 엘리베이터 안전이용교육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사진김예진 기자 si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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