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인근에도 ‘일상 속의 일본’을 잠시나마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존재한다. 고대앞사거리에서 우신향병원 방면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목재 간판에 적힌 배키(べき)를 찾을 수 있다. 2017년6월 오픈한 일식우동 전문점 ‘배키우동’은 안암 인근의 일식 전문점 중 가장 ‘일본스러운’ 감성을 지닌 식당으로 입소문을 탔다. 한눈에도 일식 전문점임을 보여주는 외형은 물론이고, 입구 앞 작은 입간판에는 ‘オープン(오픈)’, ‘終わり(끝)’, ‘休憩時間(브레이크타임)’이 일본어로 적혀있어 입장 전부터 강한 인상을 준다.

  내부로 들어가면 한층 더 일본스럽다. 목재로 만들어진 창문이나 등 박스 같은 세세한 인테리어가 일본 현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일본은 국토의 대부분이 산림지대인데다 기후 또한 다습해, 주택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이렇게 목재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요리과정을 직접 볼 수 있을 정도로 개방된 주방 바로 앞에는 일본 음식점의 상징과 같은 기다란 ‘다찌석’이 마련돼 있어, 붐비는 식사시간에 ‘혼밥’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 배키우동에는 메뉴를 포함한 식당 안 모든 글자가 일본어로 돼 있어 주문을 위해선 한국어메뉴판이 필수다. 하루 동안의 반죽숙성으로 쫄깃함을 더한 우동면발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붓카케우동’이 이곳의 대표메뉴다.

  복을 불러온다는 일본의 전통인형인 알록달록한 다루마, 그리고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의 모습이 그려진 우키요에풍 장식물이 시선을 잡아끈다.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일본 대중가요도 실내를 이국적 분위기로 물들이는 데 한 몫 한다. 식당 중앙에 걸린 텔레비전에서는 일본 방송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어, 실내에 있으면 일본 여행 중의 한 순간처럼 느껴진다.

  배키우동 민경호(남·38) 사장은 가게 내부에 일본 현지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서울 도심 속의 또 다른 일본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잠시 일본에 여행 온 것 같이,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을 잠깐 잊고 새롭게 재충전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죠.” 주문한 음식은 1인 식판 위에, 초생강과 단무지 등 간단한 반찬거리와 함께 예쁘게 담겨 나온다. “일본 음식은 입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즐기는 게 매력이라 생각해요. 다양한 색깔의 식재료와 세심한 플레이팅을 통해 보는 즐거움도 제공하려 노력해요.”

 

박진웅 기자 quebec@

사진제공|배키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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