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고려대에는 2327명의 정규학부생을 포함한 4850명의 외국인학생이 함께했다. ‘아름다운 캠퍼스풍경에 빠졌다’, ‘역사 깊은 SKY 대학교라서 왔다’, ‘한국에서 공부해보는 것이 꿈이었다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고려대를 찾았지만,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평범한 대학 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정적 정착 돕는 생활 서비스

  낯선 곳에서 각자의 유학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생활 기반이 필수적이다. 2016년 개설된 글로벌서비스센터는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오리엔테이션 위크는 입학을 앞둔 외국인 학생들이 처음 맞이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리엔테이션 위크에서는 교과과정, 비자, 장학금, 학생증, 보험, 수강신청 방법 등 유학생활에 필수적인 요소가 안내되며 글로벌서비스센터는 이를 지속해서 관리한다. 당용(唐榕, 경영대 경영18)처음 입학했을 때 외국인등록증 신청법을 몰라 난감했는데 오리엔테이션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상시적인 생활상담을 운영하며, 전문가의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학생상담센터로 연계해주기도 한다. 글로벌서비스센터 직원 이승희 씨는 외국어구사가 가능한 직원들이 외국인 학생들을 교내 타부서로 연결해주고 있다이들이 고려대 학생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글로벌서비스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국제교육원에서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멘토 선배의 생생한 경험을 기반으로 맞춤형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소속 학과 및 언어능력에 따라 멘토를 배정받은 외국인 학부생은 일대일로 학업과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한 학기 3회 진행되는 일반상담, 개별 문제를 다루는 특별상담, 매주 두 번씩 1시간 동안 진행되는 Office Hour(정기 면담시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홍리(李洪莉, 정경대 정외18)멘토가 수강과목 선택을 도와주고 전공수업스터디도 소개해줘 학업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학교 행사의 내용 등 대학 생활에서 궁금한 부분도 직접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 이해로 접근하는 전공

  본교에는 각 나라의 교육과정을 거쳐 온 외국인 학생들의 수업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국제교육원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하인 외국인 학부생에게 한국어 집중교육 수강을 의무화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학생들은 각자의 한국어 능력 수준에 맞는 반에 배정돼 최대 2학기의 한국어집중교육을 받는다.

  한국어 집중교육을 받은 야라 마리아(Yara Maria, 미디어18)정규학기와 동시에 매일 3시간씩 진행된 교육이 힘들긴 했지만, 한국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2학기에 재수강하게 된 강의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외국인 학생들은 글로벌서비스센터의무료 수업을 통해서도 학업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이공계 기초반은 한국과는 다른 수학 교과과정을 거친 외국인 학생들의 수학 역량 강화를 위해 개설됐다. 해당 교육은 학기 중 10주간 주 2회로, 영어와 한국어가 번갈아 진행되며 미적분학을 다룬다.

‘  한국사 입문’, ‘한국의 문화와 미디어등 한국 사회에 대한 기초 이해를 도모해 전공 학습 기반을 제공하는 외국인 학생대상 정규수업도 있다. ‘한국사 입문을 강의하는 송규진(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한국사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역사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역사를 통해 한국과 한국인의정체성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미디어학부 전공수업인 한국의 문화와 미디어는 본교의 외국인 학생뿐 아니라 북경대, 복단대, 남경대 등 외국 대학에도 실시간 화상 강의가 제공되는 수업이다. 박지훈(미디어학부) 교수는 본 수업은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전혀 없다는 가정 하에 진행된다학생들이 사회, 역사, 문화의 산물인 미디어가 재현하는 한국의 모습을 통해 한국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학과 내 자연스러운 교류 필요해

  글로벌서비스센터의 지원 아래 운영되는 KUISA(Korea University International Student Assistants)는 자체 오리엔테이션, 개강파티, 체육대회, 고궁 관람 등의 문화체험 행사로 외국인학생들의 인적교류를 돕고 있다. 그중 음식과 영화 등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언어문화교류 프로그램은 많은 학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승현 KUISA 부회장은 외국인 학생들은 특별한 프로그램보다도 개강, 종강 파티나 MT와 같이 일반적이지만 과에서 참여하기 어려운 활동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닙램(Wan Nip Lam, 미디어17)학업적인 어려움만큼이나 한국인 친구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외국인 학생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KUISAMT를 통해 한국 학생에게 다가가 대화를 이어나가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학과 내에서 이뤄지는 일상적 교류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학과 차원에서 외국인 학생 교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외국인 학부생 수가 많은 미디어학부와 경영학과에 그쳤다. 국제학부의 경우 학생회칙에 국문과 영문 모두를 공용어로 지정해 과내 사안을 영문으로도 공지하고 있지만, 몇몇 외국인 학생들만 과 행사에 참여하는 등 상호 간의 교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이인성 국제학부 학생회장은 올해부터 따로 외국인 학생 단체 카카오톡방을 개설하고 외국인 대표 주도 하에 정기모임을 진행하고 있다외국인 학생 복지의 첫발을 뗀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유학 온 사은혜(경영대 경영16) 씨는 경영학과에는 외국인이 많지만, 국적이 같은 외국인 학생들끼리만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국 학생은 전공수업팀플레이에서만 만날 수 있다국적에 상관없이 서로 교류할 기회가 많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예정 기자 breeze@

일러스트조은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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