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점 한국의 젊은 층에게 가장 열렬히 지지받고 큰 영향을 미치는 음악장르를 꼽으라면 힙합일 것이다. 한국 땅에서 힙합이 성행하는 이유를 하나로 들긴 어렵겠지만, 일상적 대화에선 쉽게 하지 못할 얘기라도 이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제일의 매력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현재 국내 힙합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예 언에듀케이티드키드(uneducated kid)의 음악이 가져오는 쾌감은 특별하다.

  올해 2월 발매된 언에듀케이티드키드의 2번째 EP <HOODSTAR>의 수록곡인 지금(uneducated kid·okasian 작사, Heat On Da Beat 작곡)’, ‘성공이라는 비장한 목표를 코믹한 정서하게 매력적인 트랙이다. 가사의 내용은 지금 내게 당장 돈이 필요해!’라는, 우리 정서엔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단순무식한 소재다. “나는 돈에 환장 나는 돈에 환장”, “나는 외제차를 원해 지금 당장과 같이 물질적 욕심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속물적인 가사는, 화려한 스킬(skill)과는 거리가 먼 언에듀케이티드키드의 일관된 랩 퍼포먼스와 어울려 웃음을 자아낸다. 뻔뻔한 가사의 향연 속에서 돈 때문에 힘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웃자처럼, 자신의 물욕을 나름대로 정당화하는 감동코드도 신선한 장치다. 언에듀케이티드키드의 작중 콘셉트가 코믹함이라면, 피처링으로 참여한 오케이션(okasian)은 청자의 귀를 확 끄는 능글맞은 랩 싱잉(rap-singing)으로 진중함을 더한다. 이렇게 코믹과 진지라는 상반된 결이 엮여 만드는 조화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라는, 힙합 가사에서 다소 흔한 소재를 무척 참신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우리 앞에 보여준다.

  성공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좋은 것도 많이 먹고 싶다. 직접 말하긴 좀 껄끄럽지만, 원초적 욕망을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비장한꿈 아닌가. 쉽사리 풀리지 않는 미래가 우리 어깨를 다소 무겁게 할 때, 거친 언어로 성공을 부르짖는 두 남자의 랩에 위안을 찾는 것도 좋겠다.

 

박진웅 기자 quebec@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