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고려대학교 구성원 여러분,

  먼저 고려대학교의 개교 1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려대학교는 교육구국의 건학이념을 가진 민족대학이자 실천하는 지성의 전진기지로서 세계 속의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려대학교의 교직원, 동문, 재학생이 함께 힘을 합친 노력의 결과이며, 개교기념일을 맞이하는 고대 구성원들의 자부심의 원천이리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영원한 동지이자 맞수로서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함께 헤쳐 오며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나라와 사회에 비전을 제시해 왔습니다. 함께 걸어온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받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도 했고,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이끌어 주는 든든한 친구로 늘 함께 해왔습니다.

  저는 진정한 벗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벗은 개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관이나 단체, 국가에 까지도 해당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려대학교의 개교 114주년을 기념하는 고대신문 특집호를 통해서 연세대학교의 영원한 벗인 고려대학교의 생일 축하를 드릴 수 있는 것을 진심으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처럼 각별한 사이인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모두 창립기념일이 5월이군요.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작은 우연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하라는 큰 의미를 느낍니다. 고려대학교는 올 55일에 개교 114주년을 맞아 지역사회와 함께 개교기념식과, 교우회와 함께 하는 고대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여 전 고대인의 축제를 준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도 올해 창립 134주년을 맞아 511일에 창립기념식과 졸업 25주년 50주년 60주년 동문재상봉 행사로 동문, 재학생, 교직원이 아름다운 5월의 연세교정에서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양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정기 연고전을 통해서도 선의의 경쟁과 우정을 나눠 왔습니다. 정기연고전은 프로팀이 없었던 시절에는 연·고대 학생들뿐만이 아닌 시민들도 관심을 갖는 어울림의 축제였으며, 스포츠 스타들의 등용문이었습니다. 또한 양교의 학생들도 연고전에서 응원전, 방송연고제 등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뽐내고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기량이 쑥쑥 크는 것을 목격하여 왔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를 무대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대와 연대 동문들이 세계 곳곳에서 동문연고전을 통해 친목과 우의를 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고대신문><연세춘추>를 통해 양교의 다양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재학생 뿐만 아니라 양교 졸업생 간의 네트워킹도 한층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립대학으로서 서로 도서관 자원을 공유하고, 교과목을 공동으로 개설하는 등 협력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좋은 친구이자 맞수로서 앞으로 100, 200년을 넘어 미래를 향해서 함께 걸어갔으면 합니다. 이미 우리 곁에 온 문명사적 변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제4차 산업의 물결을 혁신의 기회로 삼아, 우리 양교가 연구와 교육, 사회공헌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선도하며 국가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고려대학교의 개교 114주년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연세대 총장 김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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