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훈  교수의회 의장
오정훈 교수의회 의장

 

  파랗게 드리운 하늘아래 따스한 봄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교정을 거닐다 보면 저 자신이 분명 행복한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느덧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지도 20년이 되어갑니다. 고려대학교는 저 개인에 있어서 매우 특별한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수많은 선배와 동기, 그리고 후배들의 도움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신분으로 있었을 당시보다도 졸업 후 경험한 고대인으로서의 경험은 실로 감동 그 자체이었습니다.

  이러한 고려대학교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저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1905년 교육구국의 숭고한 건학정신으로 설립된 고려대학교는 공선사후와 자유, 정의, 진리의 교육이념과 교훈으로 일제 강점기의 항일운동과 4.18의거를 통한 민주화운동을 선도하였으며, 근현대사의 산업화와 정보화의 주역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14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해온 고려대학교는 이제 국내 최고의 사학명문으로 자리매김 하였으며 세계적으로도 그 위상을 빠르게 제고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최근의 세계화와 정보화의 바람은 초융합(superfusion), 초연결(hyperconnectiv ity),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산업화에 비하여 훨씬 넓은 영역에 걸쳐, 훨씬 빠른 속도로, 그리고 훨씬 강한 영향력으로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화려했던 과거와 현재의 자리에 안위하며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올바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맥수지탄의 위기에 처해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제는 114년 후 고려대학교의 모습도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학기에 새로이 출범한 정진택 총장과 본부에 거는 고대인들의 기대가 사뭇 남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4월에 출범한 8기 교수의회도 견제균형의 원리를 십분 발휘하는 활동을 통하여 고려대학교의 발전에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14년 후 미래의 고려대학교를 위하여 구성원 모두가 간뇌도지의 심정으로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고려대학교 전체 교수님들과 교수의회를 대표하여 고려대학교 개교 1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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