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정기회의가 4.18기념관 지하 2층 대강당에서 4월 14일 오후 1시부터 약 14시간 동안 진행됐다.
2019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정기회의가 4.18기념관 지하 2층 대강당에서 4월 14일 오후 1시부터 약 14시간 동안 진행됐다.

  “미결제 대금에 대한 회칙위반 여부 검토해야(이진우 현 부총학생회장)”, “충분한 소명기회 부여받지 못해 유감(김태구 전 총학생회장)”

  4월 14일 소집된 2019학년도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정기회의(의장=김가영, 전학대회)에서 제50대 총학생회 ‘ABLE’의 집행기구 이월금 관련 회칙위반 여부 안건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다. 하지만 회칙해석에 대한 각 대의원들의 견해가 좁혀지지 않았고, 전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소명기회가 부족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돼 결국 해당 안건은 철회됐다. 이외에 이번 전학대회에서는 △민주학생기념사업회 특별기구 인준 △산하기구 및 특별기구 기록물 이관 △산하기구 및 특별기구 예·결산 심의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름 바꾼 총복협, 부결된 기록물 이관

  지난 2년간 상반기 전학대회에서 특별기구 재인준이 부결된 ‘총복학생협의회(총복협)’가 ‘민주학생기념사업회(대표=이혜인)’로 명칭을 변경해 새로운 특별기구로 인준됐다. 총복협의 명칭 변경 및 자격요건변경에 관한 논의는 특별기구 인준을 심의한 3월 24일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진행됐다.

  논의에선 과거 민주화운동 중 강제징집 후 복학한 학생을 뜻했던 ‘복학생’의 의미가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고, 민주화운동을 기념한다는 취지를 고려할 때 운영위원의 자격을 복학생으로 한정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내부논의를 거친 총복협은 명칭을 ‘민주학생기념사업회’로 변경하고, 운영위원 자격 중 복학 요건도 삭제했다. 전학대회에서는 반독재·민주화 운동 열사의 추모, 민주화 운동 기념사업 등의 계획을 보고하며 인준 절차를 거쳐 찬성 61표, 반대 0표, 기권 6표를 얻어 특별기구로 인준됐다.

  반면, 생활도서관의 ‘산하기구 및 특별기구의 기록물 이관에 관한 건’은 찬성 34표, 반대 16표, 기권 27표로 부결됐다. 생활도서관은 회칙에 명시된 기록물 관리 기관으로서 산하기구 및 특별기구에 개별적으로 기록물 이관 요청을 진행해왔지만, 수집이 용이치 않았다. 그래서 학내자치자료의 효과적인 아카이빙을 위한 자료수집체계를 만들기 위해 세부적인 자료수집 방침을 전학대회에서 본 안건으로 제안했다.

  논의 과정에서 강제성 부여, 기록물 익명처리, 기록물 공개 시점 등 기록물 이관 과정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의견이 학생 대표자들 사이에서 첨예하게 엇갈렸고, 반복되는 논의 끝에 표결 결과 부결됐다. 이후 생활도서관은 “회의 때 나온 논의들에 대한 숙고를 거쳐 더 나은 대안을 들고 오겠다”고 밝혔다.

 

  사전 심의 부결된 단위 재심의 진행해

  전학대회는 3차로 진행된 예·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사전 심의에서 부결된 디자인조형학부, 정경대, 응원단, 생활도서관 4개 산하·특별기구 단위의 예·결산 재심의도 진행했다. 부결된 4개 단위는 예결특위 당시 지적받은 지점을 보충한 1·4분기 결산안과 2·3분기 예산안을 전학대회에 제출해 재심의를 받았다.

  예결특위 당시 디자인조형학부는 증빙내역의 미비와 대타로 새내기새로배움터(새터)에 참여한 학생의 새터비 감면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지적받은 바 있다. 이에 디자인조형학부 측은 내부논의를 거쳐 새터비를 감면받은 학생에게 감면 금액을 다시돌려받은 사실을 전달하고, 증빙자료를 추가한 예·결산안을 보고했다.

  정경대는 낮은 수준의 이월금 책정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와 과도한 선거공영기금의 액수를 예결특위 당시 지적받았다. 이에 정경대는 단과대 집행부 장학금 일부를 학생회비에 포함하고, 2·3분기 사업의 예산을 일부 조정해 4분기 이월금을 250만원 수준으로 확보한 예산안을 전학대회에서 심의 받았다. 선거공영기금에 관해선 단과대 차원의 논의를 통해 금액의 수준을 다시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분기 예산안의 모호성과 지출된 식비가 전 분기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됐던 응원단(단장=이형석)은 예상 식사비를 포함한 상세한 예산안 정리자료를 전학대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은 식사비가 1·4분기에 지출된 상황에 대해선 “식사비에 대한 예결특위 심의 기준이 작년 응원단예·결산 심사 후 결정됐고, 추가된 기준을 응원단이 전달받지 못해서 관행대로 식사비가 지출됐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예산안에는 구체적인 식사비를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결특위 때 생활도서관은 아카이빙 용도로 사용해야 할 총학생회의 전출금이 제 용도로 충분히 쓰이지 못한 점을 지적받았다. 이에 생활도서관은 전입금 통장을 따로 만들어, 통장 내에서 아카이빙 용도로만 재정을 운용할 것임을 전학대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주통장 예산안과 전입금 통장 예산안을 분리해서 작성하는 과정에서 계산 착오가 발견됐고, 이를 수정한 예·결산안을 다시 제출했다. 전학대회 재심의 결과 예결특위 당시 부결됐던 4개 단위의 예·결산 심의는 모두 가결됐다.

 

  결론 없이 끝난 50대 총학 이월금 논란

  ‘제50대 총학생회장단의 회칙 위반 여부에 관한 건’으로 논의된 전년도 총학생회인 ‘ABLE’(회장=김태구)의 이월금 논란은 전학대회 당일 가장 치열한 논쟁을 낳았다. 이는 3월 31일에 진행된 3차 예결특위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제50대 총학생회가 600만원 상당의 인쇄비 잔금을 결제하지 않은 채, 이월금 명목으로 408만원을 현 51대 총학생회 ‘SNERGY’(회장=김가영)의 주통장으로 전달한 것이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 예·결산 설명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이후 4월 7일 중운위에서 서울총학 재정운용세칙 제27조 중 ‘2학기총학생회비 수입 중 집행기구 배분분의 10% 이상을 차기 집행기구 이월금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조항에 근거할 때 명목상의 이월금을 넘어서는 미결제 대금은 회칙 위반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회칙위반 여부에 대한 대표자 전체의 의견을 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중운위는 본 사안을 전학대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건의 당사자인 전대 총학생회장단의 소명 기회가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태구 전 총학생회장은 “전학대회에 소환되기 전까지 어떠한 소명 기회도 부여받지 못해 상당히 당황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리고 “작년에 진행된 총장 직선제 운동, 고연전폐막제 비용 단독 부담 등 예측할 수 없는 추가 지출이 발생해 넉넉한 이월금을 물려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진우 현 부총학생회장은 “서로 타이밍이 맞지 않아 하위 회의체에서 참석 요청을 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면서도 “이 문제가 현 총학생회의 활동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바 회칙위반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총학에 따르면, 실제로 1분기에 밀린대금 결제를 요구한 인쇄 업체에 210만원을 지불하면서 4.10 총궐기 규모 축소 등 초반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건 명 자체의 문제도 제기됐다. 홍지수 전 부총학생회장은 “회칙 위반 여부를 보겠다는 것은 이미 징계를 염두에 둔 것이나 다름없다”며 “회칙 해석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회칙 위반 여부를 두고 대의원 간 논의가 계속 엇갈리다가, 현시점에서 결론을 짓기보단 이후 다른 회의체를 통해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한 상황에서 다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 그 결과 안건 철회에 관한 표결이 진행돼 찬성 42표, 반대 25표, 기권 13표로 가결됐다.

  약 세 시간 동안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안건 철회로 유의미한 결론을 짓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해당 사안이 중운위원을 제외한 대의원에게는 자세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 회칙 상 최소한 5일 전 배포돼야 할 전학대회 자료집도 전날 밤에야 게시됐다는 점에서 현 총학생회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본 사안의 추후 논의는 ‘전대 총학생회장단의 재정 운용의 관한 건’이란 안건으로 50대 총학생회장단이 동석한 가운데 5월 중 열리는 중운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글|이선우 기자 echo@

사진|고대신문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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