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15:12 (화)
급감한 체육특기자 수… 선수단 운영에 차질 불가피
급감한 체육특기자 수… 선수단 운영에 차질 불가피
  • 이준성 기자
  • 승인 2019.05.07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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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연전. 고려대와 연세대 양교 학생들을 가슴 설레게 하는 단어다. 한 세기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두 명문 사학의 대결은 스포츠를 넘어 젊음과 열정을 분출하는 축제로 승화했다. 양교 학생들은 고연전 응원이라는 열광적인 문화체험을 통해 특별한 소속감과 친밀감을 형성한다. 고연전 성적에 양교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4년 5개 종목 전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고려대는 이듬해 ‘오대빵’을 출시하며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고취했다.

  안타깝게도 최근의 흐름은 썩 좋지 않다. 본교는 2017년을 시작으로 2년 연속 정기고연전 패배를 맛봐야 했다. 비정기전을 포함한 연세대와의 상대 전적은 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연세대에게 밀리는 건 비단 성적뿐만이 아니다. 연세대의 5개 운동부(축구, 농구, 야구, 럭비,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130명이 넘지만 본교 운동부 선수단은 114명이 전부다. 가용 선수 자원이 20명 가까이 적다는 점은 큰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본교 체육특기자 선발, 몇 년 새 ‘뚝’

  고려대 선수단의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한 건 2017학년도부터다. 예년에는 양교가 선발하는 체육특기자 인원이 40명 정도로 비슷했고, 자연스레 선수단의 규모도 차이가 없었다. 2016년 4월 발표된 ‘고려대학교 2017학년도 수시모집요강’에도 당해 체육특기자 모집 인원은 42명 정도로 계획돼있었다. 하지만 본교는 33명만 체육특기자로 선발했다. 반면, 연세대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요강에 체육특기자 모집 인원을 45명으로 공지했고, 실제로도 단체종목 선수 41명과 개인종목 선수 4명을 선발했다.

  본격적으로 체육특기자 선발 인원수가 감소한 건 이듬해부터다. 2018학년도부터 염재호 전 총장의 교육개혁정책으로 특기자 전형이 축소됐다. 공지된 모집 인원도 35명으로 축소했고, 실제 선발된 인원도 31명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9학년도에는 교육부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실태점검 처분 결과’에 따라 체육특기자 모집정원이 10% 감축돼 모집 인원이 32명으로까지 떨어진다. 선발 인원은 31명이었다. 연세대는 2018학년도와 2019학년도 각각 41명, 40명의 단체종목 선수를 선발했다.

  체육특기자 선발 인원의 감소는 5개 운동부 선수단의 감소를 의미한다. 특히 부상위험이 높은 럭비와 아이스하키 선수단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27명의 선수로 구성된 본교 럭비부는 37명의 선수가 뛰는 연세대 럭비부에 비해 10명이나 인원수가 적다. 아이스하키부도 본교 24명, 연세대 29명으로 선수단 규모 차가 5명에 달한다. 유일하게 선수단 규모가 같은 축구부를 제외하면 4개 운동부 모두 연세대에 비해 선수가 적다.

 

  선수단 인원 부족의 나비효과

  선수단 인원 축소는 여러 방면으로 나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선수들이 갑작스레 부상을 입을 시 대체가 힘들며, 심하면 선수단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작년 본교 럭비부는 최문혁(체육교육과 15학번)과 이승훈(사범대 체교16), 김창대(사범대 체교17)가 부상당해 대통령기전국종별럭비선수권대회 출전을 고사했다. 럭비부 조현서(사범대 체교16) 선수는 “한 경기에 후보를 포함해 최대 23명이 뛰기도 해 최소 32명 정도의 선수는 있어야 부상 대처 등 원활한 팀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단 인원이 부족하면 선수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 아이스하키는 선수들끼리의 육탄전이 필연적인 종목이다 보니 실전뿐만 아니라 훈련 중에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선수단 규모가 작을수록 선수 한명 한명의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아이스하키부 주장 신상윤(사범대 체교16) 씨는 “선수들 사이에서 ‘다치면 안 되겠다’는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위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내부 경쟁이 줄어들거나 훈련 효율이 떨어져 경기력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이스하키 실업팀 안양 한라에서 뛰고 있는 최진우(체육교육과 15학번) 씨는 “27명 정도의 인원은 갖춰져야 선수들끼리 경쟁하며 팀 실력도 함께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구부 김진영(사범대 체교17) 선수도 “부상자가 나오면 운동할 때 인원이 부족해 운동을 제대로 못 할 때가 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선수단 감축의 악영향이 중첩되기 시작하자 연세대와의 상대전적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2014년 10승 1무, 2015년 11승 2무 5패로 우세, 2016년 7승 2무 9패로 호각세를 유지하던 연세대와의 상대전적은 2017년 4승 1무 9패, 2018년 5승 13패로 해를 갈수록 떨어졌다. 올해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는 연세대와 4번, 농구부는 1번 맞대결을 했으며 전패를 기록했다.

 

  체육특기자에 대한 다각적 고민 필요해

  학교 측 관계자는 앞으로 운동부 선수 부족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본부는 2020학년도 체육특기자 모집인원을 38명, 2021학년도 체육특기자 모집인원을 40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체육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정한 체육특기자 모집 인원에 대한 다각적 고민이 필요한 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학스포츠의 지향점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교육부는 연세대 관계자들이 체육특기자 입학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체육특기자 전형 폐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류태호(사범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대학스포츠의 핵심은 아마추어 정신”이라며 “학생임을 포기하고 운동만 주야장천 하도록 시키는 게 아닌, 학생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선에서 운동 능력을 만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성 기자 ma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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