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시 교수(오른쪽)가 저서 <새로운 세계사> 발간 후 진행된 국제 공동연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하네다 마사시(羽田 正) 도쿄대 부총장의 강연 ‘<새로운 세계사>와 그 후’가 4월 12일 오후 3시 본교 아세아문화연구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50여 명의 교수와 학생이 참석한 이번 강연은 ‘<새로운 세계사>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새로운 인식’을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시아 지역 해양사 연구의 대가인 마사시 교수는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장을 지냈고 <새로운 세계사>, <바다에서 본 역사> 등의 저자로도 국내에 알려져 있다.

  2011년 발간한 저서 <새로운 세계사>를 통해 역사가 집단에 대한 귀속의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던 마사시 교수는 ‘지구에 대한 귀속의식’이 세계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상의 사람들이 일국의 국민임은 사실이지만 지구의 주민이라는 의식을 함께 가진다면 국가를 넘어 협력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세계사>는 지구에 대한 귀속의식을 형성하기 위한 세계사의 서술방식으로 세계 전체의 조감, 특정 집단의 시간적 흐름만을 분석하는 시계열사의 탈피, 다양한 집단의 횡적 연결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마사시 교수는 <새로운 세계사> 발간 후 진행된 중국 복단대와 미국 프린스턴대와의 공동연구 과정에서 각자의 연구를 국제학계에 공유하며 주목했던 지점을 설명했다. 그는 “공동연구를 출판하는 과정에서 일본어는 단어 ‘세계사’와 ‘글로벌 히스토리’를 구분했지만, 영어는 그 의미를 동일시해 서술했다”며 “이를 통해 맥락, 경험 등의 차이로 인해 달라지는 각 언어체계의 특징을 강하게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언어로 진행된 연구를 이해하거나 자신의 연구를 다른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선 상대의 언어체계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마사시 교수는 ‘포지셔널리티(Positionality)’, 즉 연구자의 위치와 귀속의식에 따른 관점 차이를 강조하며 철저한 논의를 통해 이러한 차이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상대의 관점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새로운 세계사를 향한 방향”이라며 “이후에도 더 많은 공동연구를 조직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결과를 창출해 낼 계획”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엔 “국가에의 귀속의식과 세계에 대한 귀속의식을 모두 가지는 것이 개방성이라는 측면에서 충돌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마사시 교수는 “양립이 가능하다”며 “국가의 생성과 소멸이 계속된 유럽의 경우 일국사만으로 역사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듯 열린 일국사는 존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강연에 참석한 박은지(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씨는 “앞으로 세계사를 이해하고 교육 방법을 고민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김예정 기자 breeze@

사진|이정환 기자 ec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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