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미얀마 교도소에 갇혀있는 아버지를 구해주세요.’ 최병준(건축학과 77학번) 교우가 미얀마 감옥에 억울하게 구속됐다며 국민청원에 동참해달라는 글이 4월 15일 본교 커뮤니티 ‘고파스’에 게시됐다. 최 교우는 구속된 지 76일 만인 4월 23일 네 번째 보석신청이 승인돼 석방됐지만 여전히 재판은 진행 중이다. 1일 오전 최병준 교우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귀국했으며, 다음 재판은 2주 뒤에 열릴 예정이다.

  사건은 미얀마 대규모 주상복합단지의 골조공사에 참여한 세 회사 사이에 민사 분쟁이 일어나면서 시작됐다. 공사비를 지급하는 시행사 A사, 공사를 감독하는 시공사 B사, 시행사와 공사를 계약한 하청업체 Z사는 2018년 2월 골조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공사비 및 지연금 문제로 마찰을 빚은 Z사와의 계약을 2018년 11월에 해지했고 이에 B사는 새로운 하청업체 M사와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B사는 하청업체가 바뀜에 따라 공사현장에 있던 100만 원가량의 Z사 소유의 고철 약 4톤을 임의로 수거해 고철상에 매각했다. 같은 날 Z사는 경찰에 A사와 B사가 철근을 절도했다고 신고했고, 2월 8일 떤옥클라파 타운십 법원은 A사 현장 책임자인 박 모 씨와 B사 현장 소장인 최병준 상무를 절도죄 혐의로 구속했다.

  최병준 교우가 인세인(insein) 교도소에 갇혔던 당시, 그의 사위이자 변호를 맡은 로피드 법률사무소 하희봉 변호사는 “수백억 원의 규모로 진행되는 공사 현장에서 단 100만 원의 고철과 자재를 처분한 이유로 장인어른이 2개월 간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며 “Z사가 형사재판을 동원해 회사 간의 민사 분쟁을 유리한 쪽으로 처리하려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Z사는 재판 8회 중 3회에 참여하지 않았고 참여했을 땐 고소 사실만을 확인하며 재판을 장기화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 변호사는 “선풍기 하나 없는 내부온도가 41도인 교도소에서 60세인 장인어른이 말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고려대학교 교우회와 77학번 동기회, 건축77동기회, ROTC 교우회 등은 4월 22일 대책 회의를 열었다. 장광준 교우회 사무총장은 “회의 후 미얀마 교우회 및 여러 교우 단체가 최병준 교우의 병보석 신청이 허가되도록 정부에 호소했고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며 “앞으로도 재판 과정 중 억울한 일이 생긴다면 언제라도 교우를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병준 교우는 보석됐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는 상황이다. 회사 사이의 민사 분쟁이 남았고, 형사재판에서 최 교우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에는 징역 3년 형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하희봉 변호사는 “Z사가 A사와 B사가 매각한 자재의 무게를 실제보다 부풀려 주장하고 있는 점을 밝힐 것”이라며 “청원에 동참해주신 분들과 불구속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하며 끝까지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슬 기자 puri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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