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정치는 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가?” 지난 4월 29일 오후 2시,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정경관 503호에서 ‘정당, 정치와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던진 화두다. 최근 선거법,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등과 관련한 유 의원의 행보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도를 증명하듯, 자리가 없어 뒤에 서서 특강을 들을 정도로 200여 명의 학생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유승민 의원은 정당에 대해 말하기 전‘이즘(ism)’과 ‘이데올로기(ideology)’에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유 의원은 “최근‘특정 이념에 매몰되지 말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즘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만 중요한 것들”이라며 “민주주의도 이즘과 이데올로기에 해당하며 이 둘은 여러 상충하는 가치들 중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당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서 유승민 의원은 정당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정당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정당”이라며 “바른미래당이 국민들에게 무엇을 하는 정당인지 각인되지 못하고 있어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승민 의원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저출산, 양극화 등의 시대적 문제를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선거의 본질이 ‘심판론’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여당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심판에 가까운 투표를 한다면 결국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어느 정당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투표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달콤한 포퓰리즘 정책은 언제나 근본적인 개혁정책을 이기기 때문에 우려스럽다”며 “대한민국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면 정치인들이 인기영합주의를 극복하고 희생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승민 의원은 진영논리를 넘어서는 합의의 정치에 대해 역설했다. 선거에 당선돼야 하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정당논리에 수긍해야 하기 때문에 나라의 발전과 거꾸로 가는 경우가 있음에도 쉽사리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중요한 개혁에 대해 특정 이해집단, 진영을 넘어 대화하고 합의하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최근 논란이 된 연동형비례대표제와 패스트트랙에 대한 유승민의원의 입장을 물었다. 유 의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의석수가 적은 바른미래당에게 유리하지만 한 정당이 선거제를 합의없이 빠르게 바꾼다면 이후에도 다수를 차지한 세력이 쉽게 선거제를 바꿔버릴 수 있다”며 “합의가 아닌 수의 힘에 대해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곽동륜(정경대 정외14) 씨는 유승민 의원에게 대통령제와 내각제 중 어떤 정부형태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물었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는 경제와 안보가 맞물리기 때문에 이원집정부제를하게 되면 책임이 불분명해진다”며 “남북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서 양원제 형태의 의원내각제로 변해야 한다”고 답했다.특강에 참여한 이재현(정경대 정외14)씨는 “여야갈등이 극심하게 대치된 상황에서 정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형 기자 f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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