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사회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청년들은 하나둘씩 농업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평택시민의 2%가 소비하는 쌀을 재배하겠다’는 포부로 벼를 재배해 연 2억 5천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용감한 농부들’의 정연우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용감한 농부들’의 대표로서, 한국농수산대학교 현장 교수로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떻게 농업에 뛰어들게 됐나

  “농부가 요즘 10~20대들에게 각광받는 직업은 아닙니다. 벌레가 사는 흙을 만지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럽다고 느낄 수도 있고, 땀 흘리며 하는 노동이니 힘들기까지 하죠. 그렇기에 현재 대한민국의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평균 연령은 이미 50대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초고령화된 농촌사회에는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가 자연히 뒤따르게 됐죠. 앞으로 10~20년 뒤에는 농지 면적은 많지만 농사를 지을 농부들이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입니다. 저희는 곧 농부들이 사라질 농업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쉽지 않은 직업임에도 미래를 생각하고 농업에 뛰어들었죠. ‘블루오션’에 용감하게 뛰어드는 청년들이라 하여 ‘용감한 농부들’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 용감한 농부들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쌀을 판매하기로 결심한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쌀의 수요가 일정한 편이기 때문이었어요. 평택시 인구의 1%를 고객으로 유치해도 충분히 지역 내에서 공급이 가능하죠. 현재 용감한 농부들은 2019년 기준경기도 평택에서 약 3만 평의 쌀과 약 5천 평의 콩을 재배하고 있으며, 쌀 도정사업(벼를 쌀로 가공하는 것) 및 유통·판매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벼농사를 지으면 1년 내내 바빠요. 3~4월은 비료와 퇴비, 종자 등 농자재를 준비하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하죠. 5월엔 벼를 심고, 6~8월엔 꾸준히 논을 관리해 벼를 기릅니다. 한 해의 막바지인 9~11월에는 본격적인 벼를 수확하죠. 혼자 농사를 막 시작한 새내기 농부로서 아직까지는 경험을 쌓기 위해 다양한 재배법을 벼농사에 접목하고 시도해보고 있어요.”

 

  - 창업농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일단 농사에 도전해서 몸소 배운 뒤, 그 경험에서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야 합니다. 그런 뒤 창업농을 제대로 시작할 때 작물, 지역, 재배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하죠. 농업에 대해서 배우고 준비하는 기간이 최소한 3년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3년 동안 준비해 ‘용감한 농부들’을 창업했죠. 창업지원금 마련도 필수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지은행사업을 접했고, 청년 창업농으로 선정돼 농지를 지원받았어요. 영농계획만 확실하다면 ‘청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렴한 농지를 ‘0순위’로 임차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죠.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받은 영농정착지원금도 신규 창업농의 약점인 초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 최근 농업 시장은 어떠한가

  “요즘 농업에는 무인드론, 무인보트, 무인헬기, GPS, 스마트팜 등 첨단 기계들이 많이 도입됐습니다. 20대 중반인 저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최첨단 기술들이 많죠. 젊은 청년들이 이런 첨단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배운다면 농사를 지을 때 다양한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손 부족 문제도 거뜬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의 농업에 종사자분들께선 이미 본인만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계시지만 그 경험이 오히려 변화와 수용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사용하기보단 본인의 손으로만 농사일을 하시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청년 농업인들이 앞장서 이런 기술을 통한 농업의 변화를 수용하고 농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앞으로 농사란 분야에서 어떤 목표를 이루어나갈 예정인가?

  “저도 올해 26살로 농촌사회에서 매우 어린 편입니다. 하지만 저보다 어린 20대 초반 친구들에게서 늘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친구들도 있고,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을 농사에 적용하는 친구들도 있죠. 제가 미래 농부들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배워 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제2, 제3의 ‘용감한 농부들’을 위해 농업을 준비하는 청년 농업인들을 계속 도우며 농업과 창업에 있어 제 경험을 더 많은 분들께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다솜 기자 ro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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