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을 간지럽히는 바람에 5월이 실감난다. 5월은 우리의 청춘이 빛나고 있는 고려대학교의 개교기념일부터,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까지 챙길 게 많은 달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날을 기념하는 노동절, 메이데이(May Day)는 바쁜 5월의 시작을 알렸다.

  51일 노동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이다. 은행과 병원은 문을 닫고, 대기업 사무실도 이날만은 어둠 속에 잠겨있다. 하지만 노동절이 모든 근로자의 휴일은 아니다. 노동절 휴무 여부는 사업주의 재량 혹은 각 회사의 내부 사정에 따른다. 사업주는 법정휴일에 근무하는 노동자에게 기존 임금 외의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서울캠퍼스의 51일은 놀라울 정도로 평소와 같았다. 각 건물을 지키는 경비원도, 종합상황실에 상주하는 캠퍼스 폴리스도, 학생식당의 영양사도 여느 때처럼 제 할 일을 했다. ‘오늘이 노동절인 것을 알지 못 할 만큼전날과 똑같았던 고려대의 메이데이는, 누군가의 부재로 인한 불편을 느낄 겨를이 없는 하루였다.

  “추가임금 받는 것보다야 쉬는 게 더 좋죠. 그런데 식당 문 닫으면 학생들은 어디서 밥 먹어요?”, “사람들이 건물을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경비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학생식당 문을 닫을 수가 없어서, 교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CCTV를 지켜봐야 해서 대다수의 학내 노동자들은 노동절에도 제 자리를 지켰다. 하루의 달콤한 휴일을 애써 모르는 체하며, 학내 구성원들을 위해 맡은 바를 다해주신 노동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화창해진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찬란한 5월이 되길.

 

송채현 취재부장 bra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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