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며 미소짓곤 한다. 정신없이 물총놀이 하다가도 어느새 모여 카메라를 향해 내보인 브이, 자전거 타기 전 헬멧을 쓰는 비장한 표정, 비 오는 날 우산 하나 나눠 쓰고 찰박찰박 걷는 신난 뒷모습. 감상의 끝에 다다르면 뒷산의 맑은 계곡, 집 옆 드넓은 공원, 은행나무 늘어선 미술학원 가는 길이 떠오르고 다시금 그 익숙한 장소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을 더듬게 된다.

  2019년 봄에 선보인 미니앨범 <안녕, 나의 우주>에서 정승환은 마지막 곡 옥련동(정승환 작사, 유희열·정승환 작곡)’철없이 뛰놀던 어릴 적 내 동네 잊고 있던 길 다시 걷는다로 시작한다. 낯익은 그네 위에서 손을 흔드는 꼬마의 모습은 어린 그였을까. “남김없이 여기에 있는 그때의 우리를 찾은 그의 담담한 목소리엔 꼬마의 반가움과는 사뭇 다른 그리움이 비친다.

  “나의 마음엔 멀지 않아 여기 있어 꺼지지 않을 옥련동 우리 집이란 가사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어린 날의 공간은 여전히 장소로 남아 찾아진다. 세상살이 바빠 무심히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어린이날을 맞아 그저 신이 난 아이들을 보며 그때의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이 곡과 함께 하면 어떨까.

 

김예정 기자 bree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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