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이 손님을 맞는 고대빵 3호점이 국제관에 자리 잡은 지 3년이 지났다. 염재호 전 총장의 장애인고용 확대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된 3호점은 편리한 위치와 질 좋은 서비스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직원들 역시 근무환경이 좋은 고대빵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2년 이상 기간제 계약이 불가능한 현행법으로 인해 고대빵에서 2년을 채우면 다른 직장을 찾아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의 따뜻한 보금자리

  현재 고대빵에는 5명의 발달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3명은 고대빵 3호점에서 음료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고, 2명은 본점에 위치한 고대빵 제조공장에서 제빵 보조사로 일한다. 고대빵을 운영하는 본교 대학사업팀은 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더불어 사는 가치를 공유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대학 최초로 발달장애인 카페를 설립하게 됐다직원들 대부분이 성실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는 발달장애인에게 매력적인 직업으로 다가온다. 장애인고용을 계획에 둔 예비 창업주들에게 카페는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바리스타 업무에 접근할 기회도 많다. 장애인 고용사회적 기업 나는카페를 운영하는장애청년꿈을잡고의 배상호 본부장은 사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과정이 장애인들에게 쉽지는 않다그럼에도 접근 기회가 많고 안정적이다 보니 당사자와 가족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무 환경에 대한 고대빵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서울시 장애인일자리 통합지원센터에서 바리스타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고대빵에 지원한 A 씨는 바쁜 매장에서 미숙했던 업무들을 하나둘씩 해낼 때나, 직접 내린 커피를 고객들이 맛있게 드실 때, 큰 뿌듯함을 느낀다며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대빵 3호점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종종 3호점에 들른다는 이은서(국제학부19) 씨는학과 건물 내에 카페가 있어 간단히 음료나 빵을 사 먹기 좋다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님(생명대 생명공학17) 씨는 다른 카페에 비해 가격이 싸고 위치상 이용하기 편한 게 고대빵 카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년 지나면 다시 험난한 취업시장으로

  직원들도 만족하고 고객들도 행복하게 이용하는 고대빵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모습이 있다. 최대 2년까지만 계약이 가능한 기간제 근로자 법으로 인해 고대빵 직원들은 대부분 2년이 지나면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 2년 이상 고대빵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하지만, 현실적인 재정 여건 등으로 인해 대학사업팀 측에서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직업능력평가사로 일하는 B 씨는 발달장애인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변수에 대처하는 법을 잘 몰라 주변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많이 있다이런 면에서 2년마다 이직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장애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직에 성공하더라도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들이 많다. 배상호 본부장은우리 카페 직원들이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으로 옮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하지만 새로 바뀐 업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나는카페로 돌아오는 일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2년마다 직원을 새로이 고용하는 대학사업팀 측의 고민도 깊다. 대학사업팀 측은 “2년 동안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업무의 숙련도가 조금 생길 무렵에 다시 직원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발달장애인의 취업률은 다른 유형의 장애인보다 현저히 낮은 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2016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23.5%로 전체 장애 인구 고용률 36.1%와 큰 차이를 보인다. 발달장애인 5명 중 4명이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2년마다 이직하는 어려움까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대학사업팀 측은 “2년 이상 근무 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는 현행법이 장애인계속 채용에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다예외 규정을 통해 장애인 채용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웃으면서 손님을 맞는 고대빵 3호점의 직원이지만, 그들의 마음은 2년의 벽에 갇혀 있다.

 

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사진고대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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