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실험환경 개선’, ‘수강신청제도개선’, ‘정정기간 이동’. 교육권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된 서울총학과 정진택 총장간의 면담을 통해 변화된 결과다. 지난 424일 정진택 총장과 제51대 서울총학생회‘SYNERGY’(회장=김가영, 서울총학) 회장단의 면담이 정승환 교무처장, 김재진 학생처장을 동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면담은 4.10 총궐기 당시 정진택 총장에게 교육권 의제별 요구안을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김가영 서울총학생회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면담은 4.10 총궐기 의제였던 개설강의 확대 이공계 실험환경개선 한자졸업요건 개선 드롭제도 부활수강신청제도 개선 성적공시제도 개선에 대한 정진택 총장의 의견 제시와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됐다.

 

  첫 면담이 만들어낸 변화들

  면담 과정에서 정진택 총장은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 수강신청제도 개선, 드롭제도부활 요구 등에 대한 학교 차원의 방안을 제시했다. 정진택 총장은 열악한 실험환경에 대한 해결책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의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 계획안을 총학 측에 설명했다. 현재 배정된 40억 원의 예산을 바탕으로 단과대별로 실험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안이 제시됐다. 생명과학부 행정실 관계자는 “4월 중 노후화된 실험기구교체 등에 필요한 예산안을 제출했고, 현재실험환경개선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강신청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총학이 제안했던 총학-교무처-정보전산처간의 3자 회의체 구성이 합의됐다. 수강신청제도개선을 위해 총학-교무처양자 간의 회의가 이뤄졌던 작년과 달리 정보전산처를 포함한 회의체가 도입된 것이다. 김가영 총학생회장은 작년에 정보전산처 없이 총학과 교무처 간의 회의만 진행했을 때는 수강신청 개선책이 전산 상에 구현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회의에서 판단하기 어려워 논의가 지연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수강신청제도개선에 대한 학교와 총학의 논의는 이 회의체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또 강의 거래를 시스템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승환 교무처장은심각한 문제로 지적되는 강의거래에 대해선 다음 학기 수강신청부터 강의거래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다. 전산상의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늦어도 내년 1학기에는 이를 개선해낼 방침이다.

  한편, 학교 측은 정정제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드롭제도 부활과 관련해 총학생회장단과 정진택 총장 간 상반된 의견이 제시됐고, 드롭제도 부활 대신 정정기간 확대를 학교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정리됐다. 면담 이후 학교 측은 정정기간을 2주차로 연기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개강 2주차에 추석 연휴가 껴있는 올해 2학기는 불가피하게 기존 방식대로 정정기간을 운영하지만, 내년부터는 개강 2주차를 정정기간으로 두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개강 2주차 정정기간은 지난2014년 드롭제도 폐지와 함께 도입된 이후, 학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학생들의 불만으로 인해 20152학기부터 사라진 제도다. 김승미(문과대 한국사15) 씨는 수강 정정이 개강 2주차에 진행됐을 때 수강인원 확정이 너무 늦어 교수님들이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으셨고, 정정기간 이후 강의에 들어온 학생들도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총장과의 소통은 현재 진행형

  면담에서는 학부·과에 결정 권한이 있는 강의 개설과 한자졸업요건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개설강의 확대를 요구한 총학에 학교 측은 “5월 중으로 강사 임용 공고 및 다음 학기 희망 개설과목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강의 개설 및 배정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해당 단위 학생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학부·학과장 교수님과 조정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한자졸업요건도 학부·과에 시행 권한이 있기에 학생들이 개선을 원한다면 학부·과 차원에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학교 측의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총학은 기존 의제별 TF와 각 학부·과 학생회와의 논의를 통해 개설강의 확대, 한자졸업요건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가영 총학생회장은 추후 카드뉴스 게시 등을 통해 앞으로도 학부·과에서 개선될 수 있는 교육권 의제들의 해결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라 전했다.

  410일에 면담과 함께 약속된 총장-학생 간 간담회의 세부 논의도 이날 면담에서 진행됐지만, 구체적인 형식에 대한 인식 차이로 결론을 맺지는 못했다. 총학 측은 다수학생과 총장간의 격의 없는 자리를 원했으나, 정진택 총장은 실질적인 의견 교류와 소통이 진행될 수 있는 소규모의 자리를 제안했다. 정 총장은 향후 진행될 간담회 형식은 총학생회와의 충분한 사전 조율을 통해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진행된 면담을 김가영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요구한 교육권 의제에 대해 총장님께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세하게 말씀해주셨고, 면담을 통해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 등 실제 개선도 이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진택 총장은 이와 같은 면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자주 확인하고 상호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학생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선우 기자 echo@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