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후이즈 교수는 '국제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데 뛰어난 교수진이 고려대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세계 100위권 대학 파견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중국 지린대(吉林大) 국제정치학 전공대학원생 20명이 6일부터 10일까지 본교를 방문했다. 백문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한반도 문제를 직접 체험하고 국제정치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20명의 대학원생과 함께 지린대를 대표해 한국에 온 장후이즈(張慧智)교수를 8일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이종화 교수)에서 만날 수 있었다.

  북한 평양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후이즈 교수는 지린대 동북아연구원의 조선한국연구소 소장을 맡는 등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다. 지린대에서 바라본 고려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 고려대를 찾아오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린대는 대학의 글로벌화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학생들을 세계 100대 대학 캠퍼스에 파견하고 있습니다. 한국 대학 중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는 지린대와 고려대가 자매 관계를 맺고 이전부터 많은 교류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지린대의 동북아연구원과 고려대의 아세아문제연구소는 학술 세미나 개최 등 여러 활동을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특히 정치외교학과의 경쟁력이 높아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알찬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라 여겼습니다.”

 

  - 학생들은 파견 기간동안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학생들은 주로 국제정치를 전공하신 고려대 교수님들의 강연을 듣습니다. 이정남(본교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님의 한중관계를 주제로 한 특강은 학생들의 참여가 특히 많았습니다. 중국 학생들이 사드 문제 이후 한중 관계의 현 상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관심이 많아, 열띤 질의응답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비무장지대(DMZ)와 같이 한국의 분단 현실을 보여주는 장소를 방문하는 등 한반도가 당면한 문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있습니다.”

 

  - 고려대에 대한 인상이 궁금합니다

  “이전에도 아세아문제연구소와의 학술교류를 위해 여러 차례 고려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세미나에서 뵌 교수님들의 연구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중국의 학자들과 의견을 나누는 데 우호적이며 견해 차이가 있어도 오히려 상대방에 공감하시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고려대가 국제화 교육이 크게 강화된 학교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전공지식과 언어 능력이 뛰어나고 생각이 민첩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취향에 따라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 교육체계가 유연하다고 느꼈습니다.”

 

  - 고려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원의 우수성입니다. 새로 출범한 정부의 행정에 참여한 뒤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이 있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실무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이론과 현실을 결합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그에 걸맞은 해결책도 찾을 것입니다. 아직 중국에는 교수는 교수고, 관료는 관료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최근 칭화대나 베이징대의 교수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근무하다 대학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중국에서도 이런 노력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립대라서 연구자가 자신이 원하는 연구 방향을 잡아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도 강점입니다. 지린대를 비롯한 중국의 국립대는 매해 실적이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교수들을 평가하고, 이를 만족하지 못하면 감봉 등의 제재가 있습니다. 이런 체제는 교수들이 실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게 만들지만, 단기적인 연구 성과에만 치중해 장기적으로는 연구 사업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이런 평가 체제가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스스로 진행할 수 있고, 그 결과 오히려 세상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중국과 한국 모두 자유로운 연구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 경쟁력 있는 대학이 갖춰야 하는 요건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조건은 연구 능력입니다. 교수들의 뛰어난 연구 능력은 수업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므로 학생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과 교수들의 연구를 지원하는펀드나 기금이 마련돼야 합니다. 학생들은 지원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특히 금전적 지원을 받으면서 연구한다는 책임감으로 연구에 더 열심히 임하기에 후속 연구자를 양성하는 효과적인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대학이 되기 위해, 국제 협력이나 국제 세미나 등 여러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고 봅니다.”

 

글ㅣ이정환 기자 ecrit@

사진ㅣ고대신문 press@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