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연휴의 한가운데에도 중앙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본교와 교우회는 개교 114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행사를 고대 가족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기획해 캠퍼스를 개방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교우, 재학생, 지역주민 등 3000여 명이 모여 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고려대의 114번째 생일이었다.

 

  오늘의 고려대를 만든 이들을 위해

  오전 10시 반, 개교 114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가 인촌기념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석탑강의·연구·기술상 직원 공로상 Crimson Award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참의료인상 등의 시상식이 열렸다. 정진택 총장은 식사에서 오늘의 고려대는 건학자들과 총장, 교직원, 교우들과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의 정성과 헌신의 결과격변의 시기에 중심을 잡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 고려대의 발전을 도운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에는 이상일(상학과 57학번) 일진그룹 회장과 정세균(법학과 71학번) 국회의원이 선정됐다. 특별공로부문 참의료인상에는 진료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임세원(의학과 90학번)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가 선정됐다. 이날 시상한 정세균 의원은 지금까지 많은 상을 받았지만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이 가장 큰 자부심을 갖게 한다며 소감을 말했다.

 

  다양한 활동 가득했던 고대인의 날

  개교기념식이 열리는 한편, 중앙광장에 설치된 부스들에는 점점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주로 가족 단위로 학교를 찾은 이들은 캠퍼스 곳곳에서 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었다. 학생회관에서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까지 무료 점심식사를 제공했다. KU PRIDE CLUB의 기금으로 운영된 무료 식사는 중앙광장까지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어린이 스포츠 교실에서 본교 운동부 학생들이 축구를 지도하고 있다.

 

  중앙광장과 농구장에서 열린 6개 운동부의 어린이 스포츠 교실도 눈길을 끌었다. “하나, , !” 농구 코트에서 미니 농구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은 땀이 나게 뛰며 농구대에 농구공을 쏘아 올렸다. 코치님의 권유로 참여했다는 하윤기(사범대 체교18) 씨는 아이들의 뛰어난 실력에 감탄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골을 잘 넣고 있어요. 확실히 농구에 감각이 있는 것 같네요!”

  문화재급 유물들이 전시돼 있는 본교 박물관(관장=전경욱 교수)도 빠질 수 없었다. ‘박물관 고깨비랑 놀자!’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박물관 곳곳의 유물을 찾고 팜플렛에 적힌 미션을 완료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박물관은 지겹고 따분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운영한 행사다. “, 여기 나와 있는 도깨비칼이야!” 박물관 안은 유물에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였다.

본관 오른편에 설치된 워터포트에서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앙광장에서는 여자교우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부스를 열어 사람들을 맞이했다. 특히 각 부스에서는 다양한 활동과 함께 산불 피해를 입은 강원도 고성군을 위한 모금 운동도 벌여 그 의미를 더했다. 당진시 고대면에서 온 김응숙 고대농협 상무는 지역 특산품을 나눠주며 모금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고려대 개교기념 행사에서 어려운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돼 더욱 뜻깊습니다.” 여자교우회는 나눔바자회와 직거래 장터, 먹거리 부스를 준비했다. 모든 수익은 성북구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금과 재학생들의 봉사장학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공연 앞에서 하나 된 고대 가족

  낮 12시부터 중앙광장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교우들과 재학생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중앙아카펠라동아리 ‘LOGS’와 중앙재즈동아리 ‘JASS’가 만들어내는 선율에 귀를 기울이거나, 때로는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아내와 함께 공연을 감상하던 최은섭(노어노문학과 82학번) 교우는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였다. “학교에서 마련해 준 자리로 어린이날을 보내게 돼 기분이 좋네요. 재즈 같은 다양한 공연들도 접하게 돼 즐겁습니다.”

본교 응원단(단장=이형석)의 응원에 맞춰 교우와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고 있다.

  이어 크림슨 교우연합밴드들의 공연 순서가 오자 무대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86학번 교우들의 크림슨86’ 밴드를 시작으로 85학번 동기들이 모여 만든 어따밴드’, 84학번의 크림슨84’ 밴드와 87학번 밴드 위험한 탄생이 무대 위에 올랐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응급실>, <나는 나비> 같은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들으며 관객들은 공연에 누구보다 뜨겁게 반응했다. “졸업한 지 30년이 넘은 선배들의 대학생 시절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다시 보는 듯해요. 힘차고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느낌입니다!”

  크림슨84 밴드에서 공연한 이용훈(경영학과 84학번) 교우는 교내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어 기뻤다며 미소를 보였다. “지금까지 개교기념일을 교우들보단 학교를 위한 행사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학교가 교우와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움이 큽니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인 본교 응원단(단장=이형석)의 공연이 시작되자 행사는 절정에 달했다. 재학생과 교우, 아이들이 모두 어울려 어깨동무를 하고 민족의 아리아에 맞춰 열정적으로 응원에 참여했다. 고신(高晨, 정경대 정외18) 씨에게 고려대의 의미는 보다 특별해졌다. “나이 많은 선배들과 모두 같이 어울린다는 점에서 고대의 문화가 자랑스럽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더라도 고대인을 만난다면 반갑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학교를 찾은 모든 이들이 하나 된 축제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정환 기자 ec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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