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센터 서포터즈가 학생에게 전시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21일, 동원글로벌리더십홀 앞에서 성문화주간행사 ‘돈이 되는 몸?’ 판넬 전시회가 열렸다. 성평등센터 서포터즈의 주최로 진행된 전시회는 성매매 문제와 웹하드 카르텔 등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성 착취 문제를 주제로 삼았다.

  전시회는 성평등센터 서포터즈의 설명과 함께 성 착취 문제를 소개하는 판넬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판넬을 제작한 서포터즈는 돈을 위해 여성의 몸을 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된 사회 구조의 문제에 주목했다. 이들은 성 착취 범죄가 한국 사회에 만연하며, 특히 청소년과 노년층, 취약계층 사이에 성매매가 널리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성 고객 성폭력을 알선해 고객을 유치한 ‘클럽 버닝썬 게이트’와 웹하드 사가 불법촬영물을 유통하며 디지털 기록삭제 업체까지 운영한 것이 밝혀진 ‘웹하드 카르텔’ 등 새로운 성 착취 사건이 드러난 바 있다.

  이어 서포터즈는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성매매에 깊게 관여된 국가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는 한국이 성적 인신매매의 송출국‧경유국‧기착국이라고 명시했으며 소위 ‘황제관광’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성매매 관광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에서 서포터즈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업주가 강제하는 채무 관계와 빈곤 때문에 성매매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자체 차원에서 국가가 성매매 여성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해결책으로 제시된 바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의 경우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해 올해 시행한다. 성평등센터 조교인 문과대 15학번 이모 씨는 “지원 사업을 통해 성매매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경제적 종속 관계를 끊어낼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액수가 한정돼 있고 신원 노출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센터 서포터즈는 이번 학기 ‘몸과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세미나와 공개 강연회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서포터즈 측은 “여성의 몸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어떻게 도구화되고 억압받는지 학생들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하고자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성매매에 관한 강연회의 내용을 들은 것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포터즈 이지선(자전 경제17) 씨는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해당 주제에 관한 탐구를 할 수 있었고,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의 전환’을 이끌게 돼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뙤약볕 속에도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전시회의 판넬을 유심히 바라봤다. 생명대 17학번 채모 씨는 “전시회가 성매매 문제를 알리고 이에 대해 관심을 유도하는 것을 넘어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박지훈(문과대 언어16) 씨는 “성매매는 일상 속 은연 중에 존재하지만 주목받지 않았던 주제”라며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다는 점에서 전시회가 좋은 취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글 | 이정환 기자 ecrit@

사진 | 조은비 기자 jul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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