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부족해서, 법을 잘 몰라서, 각종 법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공익법률상담소 CLEC(Clinical Legal Education Center)는 이처럼 법적인 자문에 접근이 어려운 법률취약계층에게 무료상담을 제공하는 학내 리걸 클리닉(Legal Clinic)이다.

  교수 소장단과 학생 회장단으로 이뤄진 CLEC는 2009년에 설립된 이후로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법률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법전원 학생들은 이곳에서 법학 실무교육을 받는 등 예비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해나가는 중이다. 작은 규모의 소액사건부터 미얀마 내 인권침해 소송까지 다양한 문제를 다루며 왕성한 활동 중인 CLEC는 올해 설립 10년째를 맞이했다.

 

  무료상담을 통한 공익실현

  CLEC는 9개 부문의 클리닉으로 구성돼있다. 활동은 크게 실무교육과 공익활동으로 나뉜다. 일반법률상담, 국제인권, 인터넷법 클리닉은 공익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고, 나머지 6개 부문은 임상법무실습과 세미나 등 학생들의 법조 실무능력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법률상담 클리닉에선 임금체불근로자, 범죄피해자 등 법률취약계층에게 무료로 상담 및 법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민사, 형사사건 등 다양한 범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상담 요청(매년 약 50건)이 들어오는 부문이다. CLEC 회장 한영서 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기엔 부담이 되는 의뢰인분들이 상담을 많이 요청한다”며 “사건에 배정된 CLEC 회원은 의견서를 쓰고 교수님과 자문위원의 검토를 받은 후 의뢰인에게 안내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인권 클리닉은 자원개발을 둘러싸고 수많은 인권침해가 일어나는 미얀마에서 피해 주민들을 대리해 공익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미얀마에 가서 피해주민들을 만나 소송 동의를 받고  재판을 위한 보증금 확보를 위해 크라우드펀딩까지 시도했다. 인터넷법 클리닉에선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명예훼손, 모욕죄 등에 대한 상담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공익상담을 주 업무로 진행한 CLEC 회원 황현운(법학전문대학원) 씨는 “공익상담 활동은 교과서 문구만 탐독하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며 “상담 이후 의뢰인의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확신을 준다”고 밝혔다.

 

  예비 법조인을 위한 실무교육까지

  CLEC는 2014년 서울중앙지방법원 외부조정기관으로 지정돼 조정클리닉을 신설했다. 조정클리닉은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기 조정을 담당하며, 법전원 학생들은 이곳에서 조정기일에 재판을 참관해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 조정 사건에서 CLEC와 법원과의 연결을 담당하고 있는 부회장 유양욱 씨는 “실제 사건의 처리를 담당하기 보단, 서기의 역할로 주로 참여하기 때문에 재판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교육은 의견서 작성, 세미나, 경연대회 참여 등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형사 클리닉에서는 형사사건의 기록들을 보고 의견서를 쓰는 활동을 한다. 공익인권 클리닉에서는 소년사범 문제, 통신의 자유와 관련한 헌법소송 등을 보고 기록검토 및 세미나를 하는 등 법조인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법제행정, IP(지적재산권) 클리닉은 모의행정심판, 공익프로그램 공모전 등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걸 주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CLEC 소장 강수진(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래의 법조인이 될 학생들이 법학이 어떻게 사회에서 현실화되는지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2년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법전원 평가위원회에서 리걸 클리닉 부문 ‘우수’인증을 받은 CLEC는 여러 경연대회와 공모전에서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변호사 양성을 위한 스타트업 지원공간인 본교 법창의센터(CLC)와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자문을 주고받는 등 회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CLEC는 본교 법전원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의 네트워킹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강수진 교수는 “법조계 선배로 자리매김한 로스쿨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좋은 실무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졸업생과 재학생들 간의 교류를 장려하고, 졸업생들을 위한 창업 플랫폼 개발 등 CLEC의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운영방향을 밝혔다.

 

김태형 기자 f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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