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6 15:12 (화)
[수레바퀴] ‘그’ 커뮤니티가 없어져야 보이는 가치들
[수레바퀴] ‘그’ 커뮤니티가 없어져야 보이는 가치들
  • 김인철 사회부장
  • 승인 2019.06.03 11: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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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랑스 국민은 항상 기억할 것이다. 두 이름은 각 마을에 있는 기념비에 새겨질 것이다.” 지난달 14일 앵발리드 중앙광장, 부르키나파소에서 피랍된 여행객을 구하다 순직한 두 특수부대원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동료 부대원, 수백 명의 시민은 엄숙한 박수로 숭고한 희생에 경의를 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들을 영웅이라 칭했다. 그렇게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 상사와 알랭 베르통셀로 상사는 자신들이 지키고자 한 조국에게 영원한 영웅으로서 이름을 남겼다.

  #2. “한낱 장난들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깨닫게 해줄 것이다.”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일명 최종근하사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법의 골자는 최영함 입항행사에서 홋줄 폭파 사고로 순직한 최종근 하사를 모독한 커뮤니티 사이트 워마드를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최 하사는 전역을 한 달여 남겨두고도 파병 임무에 자원할 만큼 소명의식이 뛰어난 해군이었다. 하지만 그의 명예보단 워마드의 망발이 더 주목받는 것이 현실이다.

  #3. 최종근 하사의 위령제는 두 프랑스 특수부대원의 영결식처럼 우리에게 군인의 책임감과 숭고함을 되새기게 한다. 또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준비해야만 한다. 이번 일로 사회적으로 숙고해야 할 가치와 숙제는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워마드의 아무런 가치 없는 행위에 분노를 삭이는 데 바쁘다.

  워마드는 비단 오늘날의 골칫거리는 아니다. 몰래카메라 촬영, 근거 없는 대통령 비하, 강릉 펜션 등 사고 희생자 모욕 등의 행보는 계속돼왔다. 이는 혐오조장, 인격의 모독을 넘어 벽지 무늬를 가리는 곰팡이처럼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 각 사건의 원인과 결과, 배경, 가치, 사회적 담론에 쏟아야 할 사회적 자원이 그들에게 사용돼 낭비되는 것이다.

  #4. 미꾸라지는 맑은 물을 흐린다. 그들이 모욕과 인권 침해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여러 사회적 의제가 흐릿해지고 있다. 자신들끼리의 진흙탕에서 헤엄치겠다면 상관없다. 적어도 사회에선 미꾸라지처럼 굴지 말기를.

 

김인철 사회부장 char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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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2019-06-09 12:07:49
구구절절 맞는말인데 요즘 참 논평 하나 쓰기 힘드네요. 워마드의 순직장병 조롱 사건때문에 워마드를 비판하는 논평을 써도 '왜 남초사이트를 같이 비판하지 않느냐'는 공격을 받아야 한다는게 어이가 없습니다. '그'라는 워딩 하나 물고 늘어져서 확대해석하고 논점 흐리는거보면 논평 마지막 부분의 '미꾸라지'들이 아닐까 싶네요.

김주영 2019-06-08 21:59:32
"오늘의유머, 이종격투기, 클리앙, 루리웹, 디시인사이드 등은 비단 오늘날의 골칫거리는 아니다. 근거 없는 여성 및 성소수자 비하, 여성혐오 범죄 희생자 모욕 등의 행보는 계속돼왔다. 이는 혐오조장, 인격의 모독을 넘어 벽지 무늬를 가리는 곰팡이처럼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 각 사건의 원인과 결과, 배경, 가치, 사회적 담론에 쏟아야 할 사회적 자원이 그들에게 사용돼 낭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