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가 짙게 깔렸던 지난 18, 서울시의 21개 구에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대기 정체와 오염물질의 유입 현상으로 고농도 대기오염 현상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오존 생성 물질인 질소산화물의 농도가 평상시보다 0.02ppm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해가 지날수록 오존 오염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에서 오존주의보는 2017276, 2018489회 발령됐고, 올해는 725일 기준으로 443회가 발령된 상태로 발령 횟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함께 쌍둥이 재앙으로 불리는 대기오염물질이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 증가와 함께 오존의 평균 농도 역시 상승 추세다. 서울시의 평균 오존 농도는 20080.019ppm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0.023ppm으로 증가했다. 오존 발생량이 가장 많은 6월 평균 오존 농도는 20080.028ppm에서 올해 0.038ppm으로 높아졌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들어 유지 경향을 보이지만, 여름철 평균 오존 농도는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온 상승할수록 오존 문제 심각해져

  오존 오염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한다. 여름철이 길어지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오존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신광문 한국기후변화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오존은 광화학 반응으로 생성되기에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높을수록 농도가 높아진다최근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오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도시는 도시 열섬현상으로 인해 오존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이미혜(이과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기온이 높아지면 사람들의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나고, 열이 실외로 방출되기 때문에 도시 열섬현상이 심해진다인구 밀도도 오존 농도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존은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대기 중에 발생한 오존이 질소산화물과 반응하면 2차적 미세먼지인 질산암모늄(NH4NO3)을 생성한다. 또한 오존의 강한 산화력은 건물과 자동차 등을 부식시켜 미세먼지 배출에 기여한다. 신광문 선임연구위원은 오존은 미세먼지의 재료인 동시에 미세먼지 발생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에서 숲까지, 발생원인 다양해

  오존은 오염원으로부터 직접 배출되는 물질이 아니다. 인간의 활동 등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방출된 오존의 전구물질(前驅物質)이 태양 자외선을 받아 형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오존 발생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전구물질로 일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2)를 합해 일컫는 질소산화물(NOx)이 지목된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공장의 연소과정에서 주로 배출되며, 이 중 오존 생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이산화질소이다. 대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질소가 강한 태양 에너지에 노출되면, 일산화질소와 산소 원자로 분리된다. 이렇게 생성된 산소 원자는 주위의 산소 분자와 반응해 오존을 생성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서비스에 따르면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다. 자동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전체 배출량 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경유차가 배출하는 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지목된다. 대전·충남 환경연합 임종윤 간사는 경유는 질소산화물이 많이 배출되는 유종인 데다, 경유차는 실제 도로 주행 시 테스트 주행 때보다 오염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는 경우가 잦다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하더라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염물질 배출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도 오존 발생의 주범이다. VOCs는 끓는점이 낮아 쉽게 기체상으로 이동하는 탄소 함유 화합물이다. VOCs 역시 자동차에서 상당한 양이 배출되지만, 50% 이상의 배출량이 유기용제에서 비롯된다. 유기용제는 벤젠 등 다른 물질을 녹일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의미하며, 페인트 도료, 인쇄, 금속 세척 등에 쓰인다.

  인간 활동에서만 VOCs가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적 휘발성 유기화합물(BVOCs)도 오존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신광문 선임연구위원은 지구상의 자연적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유기화합물의 10배 이상이며 광화학 반응성도 상대적으로 높다정확한 양은 파악할 순 없지만, 우리나라는 국토의 많은 부분이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오존 발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중국 등 해외에서 이동해 온 물질이 국내 오존 농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바람을 타고 오존이 직접 날아오거나, 질소산화물 같은 전구물질이 날아와 고농도 오존 발생을 야기하는 것이다.

 

 

 

오존 오염에 대한 경각심 높아져야

  오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전구물질 배출을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함에 따라 오염물질 관리기준도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환경부는 원유저장시설 등의 시설관리기준과 페인트의 VOCs 함유기준을 강화해 연간 15만 톤의 VOCs를 저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16일 반포하기도 했다.

  또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오존 예·경보제를 통해 고농도 오존 상태에 대응한다. 서울시의 경우 오존 발생이 잦은 4~10월에 오존예·경보제를 운영하며, 오존의 농도가 법적 기준을 넘어서면 오존 경보를 발령해 시민들에게 전파한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대기정책과 유성원 주무관은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대기오염 배출시설에 연락을 취해 가동 시간을 조정하거나 조업량을 줄이도록 협조 요청을 한다이외에도 오존 저감을 위해 특별 단속 기간을 정해 VOCs 배출사업소나 자동차 배출가스 등에 대한 단속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문제에 비해 오존 문제에 대한 시민들과 정부의 경각심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눈에 보이는 데다 길게는 며칠 동안 지속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와 달리, 오존은 눈에 보이지 않고 지속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임종윤 간사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오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오존의 경우 바로 체감되는 위험이 아니다 보니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노후 경유차 도심 진입 금지, 공공주차장 폐쇄 등 강제성을 띤 조처를 하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와 달리, 오존주의보 상황에는 실외 활동 자제와 대중교통 이용 협조 요청을 하는 수준이다. 임종윤 간사는 오존, 미세먼지는 서로 연관이 돼 있는 오염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관리해야 한다특히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산업계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 시민들도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인식해 대기오염을 저감할 수 있는 실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오존을 비롯한 대기오염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오존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혜 교수는 “1950년대부터 대기오염에 관심을 가져왔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1990년대 이후 대기오염 관련 연구가 시작돼 경험이 적은 편이라며 오존의 생성 원인과 전망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와 그에 따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소체같은 원소로 돼있으나 모양과 성질이 다른 홑원소물질

이중결합2개의 원자가 2개의 원자가에 의해 결합한 화학결합

촉매반응: 반응의 시점과 종점에서 겉보기에 반응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 같았던 소량의 물질로인해 반응속도가 현저하게 변화하는 반응

열섬현상일반적인 다른 지역보다 도심지의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

질소산화물: 질소와 산소로 이뤄진 여러 가지 화합물의 총칭

휘발성 유기화합물: 증기압이 높아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

글 | 이정환 기자 ecrit@

일러스트 | 조은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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