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학생노동자 500여 명이 회계비리 척결을 촉구하며 본관까지 행진을 벌였다
6월 12일 학생·노동자 500여 명이 '회계비리 척결'을 촉구하며 본관까지 행진을 벌였다

 

  제51대 서울총학생회 ‘SYNERGY’(회장=김가영, 서울총학)의 한 학기가 지났다. 회계비리 사태와 응원단 사태 등 여러 사건이 있었고, 김가영 총학생회장의 소통문제로 홍역을 치르기도 한 임기의 반 이었다. 아직 이행해야 할 공약이 산적한 가운데, 서울총학의 1학기를 되돌아봤다.

 

소통문제 불거졌지만 개선 의지 보여

  김가영 서울총학생회장이 가장 큰 지적을 받은 부분은 소통문제였다. 서울총학은 선본 시절 회의 기록 시의성 및 접근성 제고를 약속했다. 하지만 중앙운영위원회(의장=김가영, 중운위)의 회의록이 제때 공개되지 않거나 안건지 공유가 늦는 일이 잦았다.

  중운위원과의 소통도 부족했다. 지난 527일 총장과의 면담 당시 단과대 대표자들은 비서실에서 대기할 수 있었지만 이러한 사실을 김가영 회장으로부터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면담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 후 중운위원 12명이 제23차 중운위에서 총학생회장의 직무 이행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김가영 회장은 중운위원 분들과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인한다향후 소통을 위한 자리를 갖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김가영 회장은 소통에 있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23차 중앙운영위원회 이후 열린 중운위 안건지는 모두 회의 전날에 업로드됐으며 임시전학대회 속기록도 약속한 대로 서울총학생회 홈페이지에 모두 올라왔다. 서예원 미디어학부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이 제23차 중운위 이후 매번 중운위 전날 안건지를 올렸다속기 된 회의록도 공유해주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제23차 중운위 이후 중운위원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과하는 등 관계 회복을 위한 시도도 있었다. 김병구 이과대 학생회장은 김가영 총학생회장이 중운위원들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는 등 예전보다 노력하고 있다관계 개선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1학기 종강일(621)까지 중운위 회의록을 올리겠다는 약속보다 한 달가량 늦긴 했지만, 24일 기준으로 중운위 회의록은 모두 서울총학 홈페이지에 업로드됐다. 회의록 공개가 예정보다 늦어진 이유에 대해 김가영 회장은 중운위원들의 피드백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더욱 신속하게 학우들에게 회의록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당국에서 유의미한 성과 얻어내기도

  지난 학기는 회계비리 사태와 응원단 사태 등 유난히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서울총학은 본교의 회계비리 사태가 터지고 난 뒤에 곧바로 대응에 나서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612비리 척결의 날, 학생 대행진-본관으로 가자!’에서 학생처장과의 면담을 통해 학생참여 예산 1억 원’, ‘학생청원제도 도입등을 약속받았다. 서한얼(사범대 국교18) 씨는 학생이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을 넓힌 건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개정등심위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의 회칙개정을 이뤄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에는 총장이 추천한 회계 전문가가 등심위원으로 선정됐으나, 개정된 회칙에선 총장이 복수의 전문가를 추천하면 학생 측이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김가영 회장은 이전 등심위는 구조적으로 학생들에게 불리했다지속해서 요구한 결과 회칙개정을 위한 개정등심위를 개최했고 실제 회칙개정까지 이뤄냈다고 말했다.

  입실렌티 이후 불거진 응원단 논란에도 나서서 대응했다. 응원단과 대행사 간 유착관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 2부를 생중계하지 않은 점과 공청회장에서 행사를 적절히 운영하지 못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긴 했지만, 이후 중운위 산하 특별위원회의 설치를 결정하며 학생 여론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현재 입실렌티 특별위원회는 응원단 3, 대표자 3, 학생 3명으로 인원 구성이 완료돼 1차 회의를 가졌다.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 문제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서울총학은 총장과의 면담에서 2019년부터 3년간 이공계 실험환경 개선을 위해 3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실험환경 개선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김자현(공과대 화공생명19) 씨는 실험실 기구가 안 좋다 보니 실험 결과에 오차가 크기도 했다앞으로 실험환경이 많이 개선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생명대 실험 담당 직원은 “pH 미터 구매, 페인트 시공 등도 검토 중이라며 거의 전체를 다 손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기능 농구코트 보수도 이뤄내 호평을 받았다. 과거 애기능 농구코트는 시설이 낙후해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총학이 농구코트 보수를 요청했고, 학교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 현재는 시설 보수가 완료됐다. 정대영 중앙농구동아리 화구회 회장은 애기능 농구코트가 보수된 이후 학우들의 농구장 이용률과 만족도가 많이 높아졌다총학생회 측에서 관심을 두고 학교 당국에 요구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피부로 와 닿는 공약 이행 필요해

  서울총학이 내건 공약 중 아직 진행단계에 있는 것이 아직도 많다. 기숙사 관련 공약 중 기숙사비 분할납부 공용냉장고 설치 취식대 설치 기숙사 심의위원회 설립과 같은 정책은 아직 진도를 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전유정 사생회장은 서울총학이 공약한 내용은 학교 측이 예전부터 계속 거절해 온 것들이라며 사생회와 함께 논의해 실현 가능한 공약을 세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공캠 복지시설 확충도 아직 진행 단계다. 서울총학은 선본 시절 인문캠에 비해 부족한 자연캠의 복지시설을 늘리겠다며 휴게실 신설 및 체계적 관리 자연캠 복지시설 확충 학식 내실화 등의 공약을 내세웠었다. 다음 학기 중에 공간개편이 예정된 과학도서관에 복지시설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가영 회장은 현재 비어있는 과학도서관 지하 1층 공간에 학생 휴게실을 비롯해 학생을 위한 임대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라며 이와 관련해 캠퍼스공간협의회에서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총학은 선본 시절 직접 다가가 만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며 학생들과 소통을 약속했다. 서울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소통마당코너를 만들기도 했지만, 실제 이용률은 낮다. 현재 질문건의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은 1, 물품대여 신청은 1건이다. 민수홍(보과대 보건정책18) 씨는 총학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총학이 학우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아 자치소통국장은 현재 영상 TF를 모집해 유튜브 채널개설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찾아가는 총학생회공약을 실천해 학우들에게 더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총학은 2학기엔 약속한 공약사항을 이행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진우 부총학생회장은 저번 학기 때 여러 가지 사건이 많아 공약사업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다음 학기엔 공약을 이행해나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맹근영 기자 man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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