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7 20:22 (화)
더 단단하고 세밀해진 럭비부 결과로 증명한다
더 단단하고 세밀해진 럭비부 결과로 증명한다
  • 안수민 기자
  • 승인 2019.09.01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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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고연전, 고려대는 후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결국 15-31로 패배하고 말았다. 여전히 얕은 선수층에 올해는 부상자까지 속출하며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럭비부는 이번 정기전 하나만 보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코치 3명이 새로 부임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만큼 럭비부는 수년간의 부진했던 결과를 뒤집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부상병동 럭비부, 실전경험 부족해

  올해 고려대 럭비부가 치른 실전경기는 단 두 게임뿐이다. 춘계리그가 취소된 후 첫 실전경기였던 427일 일본 와세다대와의 정기친선교류전에서 고려대는 5-90으로 완패했다. 세계적인 럭비강국인 일본 안에서도 이름난 강호인 와세다대학의 위치를 고려하더라도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후 516일 서울오류동럭비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기대회에서는 연세대와 맞붙었다. 하지만 후반 14분을 남겨두고 교체선수가 없자 고려대는 선수 보호를 위해 기권을 택했다. 726일부터 83일까지 충남 예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선수권대회에는 고연전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참가하지 않았다.

  럭비부는 8월 일본 류츠케이자이대로 떠나 3주 동안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럭비부 인원이 부족한 탓에 포지션별 선수끼리 일대일로 연습을 진행하기보다는, 실전을 모방한 연습경기를 최대한 진행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일본유통경제대, 츠쿠바대 같은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올해 부족했던 실전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다녀온 필리핀 전지훈련부터 이어진 강행군의 여파일까. 이번 학기에는 럭비부에 부상자가 줄줄이 발생했다. 와세다대와의 경기에선 큰 문제가 없었지만 서울시 대회를 준비하면서 포워드에 비중 있는 3학년 노명수(사범대 체교17, SR) 선수가 부상을 입어 스크럼에 큰 타격이 있었다. 백스에서 주축이었던 김창대(사범대 체교17, CTB) 선수와 1학년 김대랑(사범대 체교19, FB) 선수도 동계전지훈련 때 당한 부상으로 인해 서울시장기대회를 통째로 뛰지 못했다. 대회 도중에도 박재민(사범대 체교17, HK) 선수의 발목부상, 윤종욱(사범대 체교17, FL) 선수의 허벅지부상이 있었다. 럭비부 김민우(문화대 사체07) 코치는 “1월부터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이 이어진 탓에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전반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피지컬이 상대팀에 비해 작은 편이어서 부상이 잦은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새롭게 부임한 코치 세 명과 레슬링 태클

  올해는 고려대 럭비부 사단에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 팀을 이끌던 이광문 감독과 김민우 코치를 받쳐줄 코치 3명이 새롭게 부임했다.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8년 거친 김광식(사범대 체교04) 코치, 일본에서 10년간 선수로 뛰고 코치까지 경험하고 돌아온 연권우(사범대 체교03) 코치, 또 레슬링 국가대표 경력의 고승진 코치를 포함해 총 5명의 코치진이 꾸려졌다.

  코치진이 대폭 보강돼 럭비에서 중요한 포지션별 특수성에 대한 훈련이 효율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럭비는 포지션마다 요구되는 역할과 기술이 상이해 코치들도 자신들의 전문분야 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포지션마다 담당코치를 배정하면 코치와 선수 모두 자신의 포지션과 역할에만 집중해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코치사단이 꾸려진 이후, 훈련이 끝날 때마다 코치진은 항상 5인 미팅을 진행해왔다. 오늘은 어떤 선수의 플레이가 좋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또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땠는지 등 다방면에 걸쳐 적극적인 피드백이 오고간다. 조현서(사범대 체교16, FL) 럭비부 주장은 작년에는 코치진이 감독님과 코치님 두 분뿐이라 배울 수 있는 게 한정적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훌륭한 코치님들이 오셔서 확실히 체계적이고 세세하게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느낌이라고 변화를 말했다.

  3월 부임한 김광식 코치는 프롭과 스크럼을 담당한다. 올해에는 8명이서 스크럼 짜는 연습을 작년보다 자주 진행했고, 또 스크럼이 무너지더라도 상대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공을 지키는 훈련도 병행했다. 8월 진행했던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상대를 두고 스크럼을 짜는 게 훈련의 주를 이뤘다. 김 코치는 스크럼에도 여러 단계가 있지만, 일단 기본이 받쳐줘야 폭발적인 퍼포먼스도 나올 것이라며 훈련 때마다 기본기를 강조했는데, 실전에서 어떻게 발현될지가 관건이라 말했다. 4월 부임한 연권우 코치는 라인아웃과 스쿼드 전체를 맡는다. 연 코치 또한 선수들이 기본기부터 단단하게 갖추도록 매번 주문하고 있다. 연 코치는 경기 초반 발생하는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주문한대로 안정적인 플레이가 나온다면 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럭비부가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는 레슬링 태클은,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의 고승진 코치가 부임하며 새롭게 도입됐다. 상대의 중심을 빼앗아 넘어뜨린다는 측면에서 럭비와 레슬링의 태클이 갖는 근본적인 유사성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미 럭비 선진국인 일본과 다른 유럽 국가들에는 대부분의 럭비훈련과정에 레슬링 수업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럭비에선 공격자의 공을 뺏어내는 디펜스 과정에서 팔과 손을 사용한 태클이 필수적인데, 이때 레슬링의 디테일한 태클 기술을 럭비에 적용하는 게 고승진 코치의 역할이다. 실제로 고 코치의 부임 이전에는 상대의 다리를 밑으로 잡는 과감한 태클의 빈도가 눈에 띄게 낮았고 성공률도 50% 이하였는데, 현재는 그 성공률이 80% 이상으로 크게 높아졌다.

 

이번 정기전은 디펜스 위주로

  피지컬이 좋고 공격력이 강한 연세대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고려대 럭비부는 올해 초부터 디펜스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연세대와 겨룬 서울시장기대회에서도 디펜스 면에서는 상대를 압도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광문 감독은 정기전 당일은 탄탄한 디펜스를 기본으로, 고려대 럭비부의 옛날 색깔인 빠른 템포를 활용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록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한 학기 내내 골머리를 앓았지만, 고연전 당일 전력구상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기존 부상선수였던 이준형(사범대 체교16, Pr), 진우빈(사범대 체교16, Pr), 정호진(사범대 체교18, SR) 모두 건강을 회복해, 현재는 노명수 외에는 부상자가 없다. 무려 4년이나 이어진 정기전 패배에,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게 럭비부의 마음가짐이다. 김민우 코치는 지금까지 경기를 통해 보여줬던 디펜스 외에도 고연전만을 위해 숨겨둔 비장의 카드들을 모두 활용해 어떻게든 승리할 것이라 다짐했다. 조현서 주장도 수차례의 전지훈련을 통해 개인의 실력도 향상되고 선수단의 합이 확실히 좋아졌다지금까지의 좋은 감각과 컨디션을 잘 유지해, 정기전 당일 관중들 앞에서 모두 쏟아내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수민 기자 s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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