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전은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일정 때문에 유례없이 이른 날짜인 96일과 7일에 진행된다. 앞당겨진 일정으로 기존에 사용해오던 경기장의 대관이 어려워져 경기 장소도 바뀌게 됐다. 최근 10년간 야구 정기전은 모두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양천구에 있는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두 야구장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극과 극으로 불릴 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경기장 변화는 올해 정기전에서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됐다.

 

확연한 경기장 크기 차이

  잠실야구장과 목동야구장의 가장 큰 차이는 경기장 크기이다. 잠실야구장은 우리나라에서 그라운드 규모가 가장 큰 야구장으로, 펜스를 넘어가는 타구가 현저히 적은 대표적인 투수 친화 구장으로 꼽힌다. 좌우 펜스가 100m, 중앙펜스가 125m에 펜스 높이는 2.6m에 달해, 규모에서는 웬만한 메이저리그 구장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반면 목동야구장은 좌우 펜스 98m, 중앙펜스가 118m에 펜스 높이가 2m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구장 크기가 작은 만큼 목동야구장에서 홈런이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 여주대 야구부 이석천 코치는 목동이 잠실보다 공이 더 잘 뻗을 것이라며 홈런이 더 쉽게 나올 수 있어서 장타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계플레이도 경기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장 규모가 큰 잠실야구장의 경우엔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은 나오기 어렵지만, 펜스를 맞히거나 라인 선상으로 빠지는 장타성 타구가 나올 확률이 높다. 반대로 규모가 작은 목동야구장은 장타성 타구가 나와도 중계플레이가 쉬어서 더욱 신중한 주루가 요구된다. 경남대 야구부 김용의 감독은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반대로 2·3루타는 적게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중계플레이가 세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연 잔디 vs 인조 잔디

  경기장 잔디의 재질이 다른 점도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다. 잠실야구장은 켄터키 블루그래스(Kentucky Bluegrass)’라는 천연잔디로 운동장이 덮여있지만, 목동야구장은 필드 터프(Field Turf)’라는 인조잔디로 경기장이 구성돼 있다. 경기가 진행될 목동야구장의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에 비교해 타구 속도가 확연히 빠르기에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 초 리모델링을 통해 목동야구장의 내야가 인조잔디에서 모두 흙으로 바뀐 것도 주목해야 한다. 기존에는 베이스가 있는 부분만 흙으로 돼 있었지만, 잔디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내야 부분 전체가 흙으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 내야 수비를 할 때나 주루를 할 때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주대 야구부 이석천 코치는 내야 언더라인 쪽에 흙이 깔려 발자국이 남은 곳에 공이 들어가면 공이 가라앉을지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불규칙 바운드가 경기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전이 목전인 상황에서 고려대가 실제 목동야구장에서 훈련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선수단은 바뀐 경기장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목동의 인조잔디에 적응하기 위해, 동일한 인조잔디 구장인 전남 고흥 도화야구장에 전지훈련지를 꾸렸다. 고려대 야구부 구천서 인스트럭터는 인조잔디를 사용하는 목동야구장은 타구가 빠르고 바운드도 커 수비 시 애를 먹기 쉽다이와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이 인조잔디의 특성에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맹근영 기자 man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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