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7 20:22 (화)
설욕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를 바란다
설욕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승리를 바란다
  • 김군찬 기자
  • 승인 2019.09.01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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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전등화(風前燈火). 정기전을 앞둔 고려대 축구부의 상황이다. 지난 2년간 정기전에서 모두 져 설욕이 절실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학축구 U리그에서 현재 3권역 5위로 하반기 왕중왕전 진출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태백에서 열린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조별리그 2위로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선문대에 0-1로 지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이기는 습관, 위닝 멘탈리티를 되찾아야 한다. 고려대에게 다가올 고연전은 반등의 디딤돌이 될 중요한 한판이다. 고연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과 함께 승리의 영광을 다 잡을 수 있을까.

 

최강자가 아닌, 도전자로서

  과거 고려대 축구부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대학축구팀이었다. 하지만 예전의 절대적 위상은 점차 희미해져, 이젠 냉정하게 도전자로서 다른 팀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려대를 이끌던 선수들이 프로로 대거 진출했다. 팀의 주장이자 2015년과 20162년 연속 고연전에서 득점하며 정기전의 사나이로 불렸던 에이스 안은산(사범대 체교15, LWF)은 프로축구 K리그2 수원FC에 입단했고, 작년 고연전 선제골의 주인공이자 고려대의 공격을 이끌었던 신재원(사범대 체교17, RWF)K리그1 FC서울에 입단해 전력 누수가 생겼다.

  떠나는 이가 있으면 들어온 이도 있는 법. 올해 19학번 새내기 선수 8명이 선발됐다. 수비진에는 2018 AFC U-19 챔피언십에 유일한 고등학생 선수로 출전한 중앙 수비수 김강연(사범대 체교19, CB), 중앙 수비수와 스트라이커로 공수 모두에서 활약 가능한 190cm 장신의 김종원(사범대 체교19, CB)이 합류했다. 공격진에서는 작년 프로축구 2군인 R리그에서 맹활약한 190cm 장신 스트라이커 이호재(사범대 체교19, FW)가 고려대의 높이를 책임질 새로운 카드다.

  기존 선수들과 신입생들은 2월에 열린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처음 합을 맞췄다. 4강에서 명지대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아쉽게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한 첫 대회인 데다 적은 인원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을 감안하면 준결승 진출은 나름의 성과였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U리그 3권역에서는 543패로 현재 9개 팀 중 5위로 부진하다. 강자인 연세대와 숭실대가 포함돼 죽음의 조로 불리는 4권역을 피했지만, 비교적 수월한 조라고 평가받고 있는 3권역에서마저 고려대의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기전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는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U-20 월드컵에 차출된 정호진(사범대 체교18, DMF)과 교생실습으로 인한 4학년의 부재로 가용할 인원이 적어 큰 어려움을 겪은 상반기였다.

  이번 시즌 고려대는 공격과 수비 모두 이렇다 할 강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U리그 12경기에서 18득점과 14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당 1점대의 득점률과 실점률을 기록했다. 축구미디어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축구전문기자는 올해 고려대의 수비는 중원의 정호진과 수비의 김강연 등의 활약으로 공격보다는 안정적인 상태라며 직접적으로 공격에 관여하는 김호(사범대 체교17, CF), 이호재 등의 선수들이 득점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대의 트윈 타워’ VS 연대의 측면 공격

  고려대와 연세대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고려대는 볼 소유를 통해 패스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는 빌드업 축구를 지향한다. 세밀한 터치에 의한 조화 플레이나 선수들의 침투 움직임과 같은 패턴 플레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고려대 축구부 서동원 감독은 항상 같다고 말할 수 없지만, 축구에서는 경기 중 비슷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전술훈련의 중요성이 크다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이 조화 플레이 타이밍과 침투 타이밍에 적응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주목할 점은 고려대의 장신 공격수 투톱 활용이다. 고려대는 3-4-1-24-4-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며 두 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배치해왔다. 이들의 큰 키를 이용하기 위해 후방에서 한 번에 날아오는 패스의 빈도가 늘었다. 측면 수비수 강재우(사범대 체교19, RB)의 크로스는 주된 득점 루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트윈타워의 한 축인 이호재는 현재 6골을 기록하며 U리그 3권역 득점랭킹 2위를 달리며 맹활약 중이다. 19학번 새내기이지만 자신의 장점인 제공권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고려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홍의택 기자는 아마추어 축구 같은 경우에는 최전방 공격수의 실력 차이가 경기결과에 직결된다이호재 같은 제공권과 득점력을 고루 겸비한 공격수가 있다는 것은 고려대에 굉장히 호재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양쪽 풀백의 과감한 공격 가담과 더불어 윙어들의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플레이를 주력 전술로 사용한다. U-20 월드컵 4강 에콰도르전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하며 대한민국을 결승전으로 견인한 최준(연세대18, RB)은 측면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오버래핑과 정확한 킥력을 보유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고려대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공격진에는 2선 미드필더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양지훈(연세대18, RF)이 버티고 있다. 양지훈은 돌파에 의한 직선적 플레이에 능하며 득점력도 뛰어나 연세대 측면 공격의 핵심이다. 측면 크로스를 언제든지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188cm의 타겟형 스트라이커 윤태웅(연세대18, CF)도 고려대의 골문을 노리고 있다.

  고려대 축구부 서동원 감독은 연세대는 역습에 특화된 주력 좋은 측면선수들이 크로스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수비적인 측면에서 상대의 돌파나 빠른 공격을 미리 끊어내기 위한 역습 대응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여름동안 선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강도 높은 유산소 훈련을 실시했다체력 향상을 통해 정신적으로 강해진 고려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연전 당일의 중압감 이겨내야

  전문가들은 고연전 당일의 중압감을 극복하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홍의택 기자는 경기 당일 3만여 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하는 것에 선수들이 굉장한 중압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미 고연전을 여러 번 경험했던 3·4학년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잠실종합운동장의 천연잔디에 비해 목동주경기장의 인조잔디는 짧은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고려대가 조금 더 세밀하게 플레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럴드경제 정종훈 기자는 단판승부의 특성상 골이 쉽게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제공권과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세대는 매년 고려대를 상대할 때 높은 타점을 활용해 골망을 흔들었다올해는 고려대의 190cm 장신 트윈타워 이호재와 김종원이 제공권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두 선수에게 노련한 연세대 고학년 수비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홍의택 기자는 이호재는 U리그에서 고학년 수비수들과 부딪혔을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공격라인 부근에서 최대한 수비수들과 싸워줘야 주변 공격수들에게 득점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군찬 기자 al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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