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교수·보건과학대학 학장
본교 교수·보건과학대학 학장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 미세먼지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심 속, 미세먼지만큼 유해하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대기오염물질이 있다. 바로 지표 오존(Ground level ozone)이다. 오존은 세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된 물질로 지구상에 상시 존재하는 자연물질이다. 지구상 대부분의 오존은 성층권에 존재하며 성층권 오존은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표면의 생명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지표로부터 10Km 이내의 대류권에 존재하는 오존은 생명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존의 산화력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표에서의 오존 농도가 산업화 이후 인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2000년 이후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는 감소하고 있지만 오존의 농도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2017년 오존의 연평균 오염도는 0.089ppm으로, 1998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 오존의 생성 과정은 복잡하다. 오존은 연소과정 등에서 직접적으로 생성되는 일부 오염물질과는 달리 대기 중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물과 같은 전구물질이 광화학 반응을 거쳐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해당 과정에서 오존의 농도는 대기 중 전구물질의 양뿐만 아니라 자외선의 세기, 풍속, 고도 등 여러 요인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에 오존 농도의 변동 원인 또한 다양하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전구물질의 측면에서 서울 오존 농도의 증가는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특히 생물 발생성 휘발성 유기화합물(BVOCs) 농도의 증가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조건의 측면에서 오존 농도 증가는 기후변화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최근으로 올수록 풍속은 감소하고 폭염 등의 극한 기상상황은 증가하는 등 오존 생성이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가 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지표 오존 농도를 예측한 많은 연구들이 전구물질의 농도가 현재와 동일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도 미래 오존 농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2. 이는 현재 우리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인위적인 오염원을 제거했을 시에도 산업화 대비 높은 오존 농도에 노출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오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오존 발생의 다양한 원인에 대해 종합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오존 농도 저감을 위해 전구물질의 농도 저감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오존이 생성되는 전반적인 역학관계를 이해하고 오존 생성에 관여하는 각 요인들의 기여도와 상호작용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오존을 새로운 대기오염물질로 취급하여 독립적인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기존의 미세먼지,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에서 오존을 포함하여 종합적인 대책을 구상한다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오존의 농도 관리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특정 인구집단에서 오존농도에 대한 노출이 다른 집단에 비해 더 클 수 있다. 오존 농도의 시∙공간적 분포를 살펴보고 이러한 분포를 나타나게 만드는 지역적, 사회적인 요인들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농도의 오존 농도에 노출되더라도 개인이나 지역의 여러 특성에 따라 건강 피해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오존 노출 수준과 더불어 이에 대한 건강피해의 정도를 함께 고려하여 오존에 대한 취약계층을 정의하고 정책적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국내 지표 오존 농도의 시간적 추이와 관련 요인들의 추세를 바탕으로 추측할 때, 우리나라의 오존 농도는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존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수립에 있어서 오존 생성 과정에 전반적인 고려와 함께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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