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호의 보도면은 유독 묵직한 학내의 사안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고대신문이 학보사로서 이 사안들을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를 중심적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우선, 1면을 장식했던 개설 강의 문제는 강사법과 관련된 사회적 맥락이 배제된 채 단편적 사태만을 조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과목명만으로 강의를 선택해야 하고, 강의 수가 현저히 줄어 원하는 과목 혹은 필수 수강 과목도 힘들게 듣는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의 교육권에 대한 서술이 그저 한 줄에 잠깐 언급된 것에 그쳤으며, 문제가 많았던 강사 채용 과정 역시 별다른 맥락 없이 문제점들만 나열했다. 또한, 수강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학교 측의 불확실한 기약을 비판이나, 사실 여부 확인 없이 가사에 그대로 실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시간강사법의 원래 취지와 더불어 교육권 침해, 강사들의 처우 개선, 고용 문제 등의 사안을 촘촘하게 엮어서 서술했다면, 보다 유의미한 기사가 되었을 것 같다.

  보도면에 등장했던 교내 시설물에 관한 기사는 다소 편향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결로수의 무게를 못 이기고 탈락된 천장재를 다루면서도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았고, 원인을 서술하는 단락에서는 학교 관계자의 인터뷰만 언급되어 이용자 과실이 주된 원인처럼 보인다. 또한, 학관 엘리베이터는 학관 동아리의 특성을 무시하고 승객용 엘리베이터만 설치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이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시설 관계자의 말만을 인용하여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처럼 보였다.

  중앙도서관의 전시에 관한 기사에서는 맥락이 전혀 다른 한 소재가 중간에 포함되어 있었다. 인촌 선생이 기증한 <지나분할의 운명>이 그것이다. 인촌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지만, 이를 배제하고서라도 교육구국’, ‘민족사학의 맥락 속에 1910년대 일본의 관점으로 동북아시아 정세를 그린 서적이 있는 것은 문제가 될 만하다. 특히, 단순히 도서관의 역사성에 대한 전시에 굳이 자의적으로 교육구국의 사상을 제목에 넣어가면서까지 인촌의 서적을 포함 시킨 것은 다소 부주의했다.

  한편, K교수 사건은 기사 속에 잘 스며든 것 같다. 보도 면에서 해당 사건만을 서술하고 끝내지 않고, 여론 면을 이용해서 K교수 사건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단순히 그 사건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권력 앞에 강요된 침묵을 포착하여 대학 사회에 아직까지 만연한 절대적인 권력 구조를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이번 호는 유독 보도면의 소재가 무거웠다. 그러나, 기사의 글은 그 무게를 채 담지 못하고 얕게 건드렸다는 생각이 든다. 비판적인 관점이 요구되는 사안에서는 부디 사건의 본질을 찾아 정확하고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는 학보사가 되기를 바란다.

 

남궁영선(사범대 국교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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