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아이스링크 합동배리어프리석에서 학생들이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목동아이스링크 합동배리어프리석에서 학생들이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장애인과 부상당한 비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마련된 배리어프리석의 운영 상태가 미흡한 것을 두고 매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 입실렌티의 경우 응원단이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김정운, 장인위)와 설치하기로 합의한 구조물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배리어프리석 이용 학생들의 입장이 제한되는 등 불협화음이 있었다.

  이후 장인위는 응원단에 배리어프리석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번 고연전은 응원단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첫 번째 기회였다. 장인위는 배리어프리석에 대한 응원단의 인식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응원단(단장=이형석)은 지속적인 매뉴얼 개선을 약속했다.

 

예년과 달라진 준비과정

  배리어프리석 총괄 기획을 맡아온 장인위는 이번 고연전 배리어프리석 준비과정이 이전과 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가장 많이 변화된 모습으로 응원단의 소통 의지를 꼽았다. 2학기째 장인위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문지윤(생명대 식품공학17) 씨는 "작년 고연전은 응원단이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올해는 준비과정과 현장 운영 모두 작년보다 확실히 개선됐다고 전했다. 최선 장인위 부위원장은 고연전 야구 경기장에서 앰프가 배리어프리석 앞에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자, 앰프의 소리가 배리어프리석으로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방향을 조정해주는 등 진행이 매끄러웠다고 말했다.

  장인위와 응원단은 배리어프리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소통했다. 김정운 장인위원장은 입실렌티가 끝나고 응원단과 협의하던 중 작년 고연전에서 생긴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달했다이형석 응원단장이 앰프의 위치와 방향뿐만 아니라 앰프에서 나오는 음향이 배리어프리석 이용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세세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줘 신뢰를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형석 응원단장은 그간 가장 크게 문제를 느낀 부분은 소통이었다기존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에 책임감을 느껴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겪은 합동배리어프리석

  고연전 배리어프리석 준비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고연전에서 양교 장인위가 함께 진행하기로 한 목동아이스링크의 합동배리어프리석을 두고 준비단계부터 연세대 응원단(단장=안종빈)과 연세대 장애인권위원회(위원장=안희제, 연세대 장인위)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 연세대 응원단에서 기존에 마련돼 있던 휠체어 전용 좌석에 스피커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서다. 안희제 연세대 장인위 위원장은 휠체어석에 스피커를 설치할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학우들은 좌석을 이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청각 장애인은 청력이 크게 손실될 위험이 있다스피커의 위치를 바꾸고자 노력했으나 결국 연세대 응원단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동배리어프리석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계획된 합동배리어프리석이 취소될 뻔했으나, 본교 응원단의 해결안으로 문제를 타개했다. 기존 본부석 기준으로 우측이었던 연세대 좌석이 경기상의 이유로 고려대 좌석으로 바뀌자, 합동배리어프리석 관할이 고려대 장애인권위원회에 넘어와 장인위와 응원단이 합동배리어프리석을 유지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형석 응원단장은 배리어프리석에 설치하기로 한 스피커의 위치를 계단 위로 올리고, 스피커의 방향을 배리어프리석 반대로 설정했다이로 인해 발생한 음향 사각지대에는 모니터 스피커를 설치해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합동배리어프리석이 운영된 덕에 학생들은 그 안에서도 생생하게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끊임없는 노력과 인식 변화 이어 가야

  응원단과 장인위는 배리어프리석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형석 응원단장은 배리어프리석에 대한 매뉴얼은 완성된 상태지만 완벽한 매뉴얼은 없다고 생각한다지금도 응원OT와 입실렌티의 배리어프리석에 대한 피드백 과정을 거쳐 매뉴얼을 개선하는 중이다고 진행 상황을 전했다. 김정운 장인위원장은 고연전은 매년 주최 학교에 따라 응원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현재는 응원OT와 입실렌티 배리어프리석 매뉴얼만 있는 상태다조금 더 자료가 쌓이면 응원단과 공유 가능한 고연전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장인위는 궁극적으로 배리어프리석을 향한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운 장인위원장은 실제 장인위 스태프 상당수가 장애인이다장애인을 위한 공간의 안전을 장애인이 담당한다는 모순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최선 장인위 부위원장은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리어프리석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배리어프리석 문제가 구성원들에게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여겨질 때, 조금 더 배리어 프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용재 기자 ildo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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