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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배의 수고로 채운 절반의 고연전
[사설] 두 배의 수고로 채운 절반의 고연전
  • 고대신문
  • 승인 2019.09.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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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고연전은 태풍 링링의 내습으로 절반의 행사로 끝나버렸다. 고대인들에겐 고려대가 승리하지 못한 실망감보다 고연전을 완료하지 못한 낭패스러움이 더 짙은 주말이었을성 싶다. 고연전의 취소가 아침 일찍이 발표되었지만, 토요일 오전 하늘을 보면서 못내 아쉬워했던 학생과 교우들도 오후시간에 닥친 돌풍을 보며 수긍하였을 것이다.

  양교 총장은 공동명의로 고연전 취소 안내문을 발표하면서, 고연전을 준비해온 이들을 향한 위로와 취소에 대한 고대인의 양해를 구하였다. 장소도 바뀌었고, 일정도 앞당겨졌고, 심지어 절반만 열린 고연전이었다. 학교 안팎으로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한 일들이 많은 시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대인의 열정과 자부심을 한데 모으는 행사인 고연전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하였다. 그것은 예년의 고연전에선 미처 보지 못했던, 고연전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더 선명히 볼 기회였기 때문이다.

  비에 젖은 단상에 올라 몸짓을 하며 응원을 유도하는 응원단원들의 모습. 이른 시간부터 경기를 준비하고 홍보물을 설치하고, 편의시설을 점검하는 교직원의 모습. 1년간 오직 이날만 을 위해 땀 흘리며 훈련하고 훈련했을 선수들의 모습. 학생들의 안전을 챙기고 질서를 유지 시키는 총학생회 체육국과 집행부의 분주한 모습. 텅 빈 운동장에서 끝까지 남아 모여 응원을 하는 선배교우들의 모습. 후배들이 즐겁게 어울리도록 술집에 밥집까지 마련해준 교우회 선 배들의 모습. 고연전의 열기가 넘치는 밤거리를 지키는 성북구청 공무원과 경찰들의 모습. 지 난 밤에 학생들이 남기고 간 흔적을 치우는 미화노동자의 모습까지.

  보통의 고연전이라면 미처 보지 못했을 장면들에서 고대인의 마음을 모으는 축제인 고연전 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애쓰는지 우리는 알게 되었다. 60년 이상을 이어온 고연전 전통은 운동장에서 응원하고 함성을 지르는 고대생의 모습이 중심이지만, 그러한 자리를 만들어준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학교 안팎으로 갈등과 균열이 적지 않은 날들이 계속되지만, 올해의 고연전을 계기로 조금은 차분해졌으면 한다. 절반의 고연전이었지만, 그 수고는 두 배였다. 고연전에 모두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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