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8 11:11 (월)
티켓은 없었어도…더 가까이 더 에너지 넘친 응원OT
티켓은 없었어도…더 가까이 더 에너지 넘친 응원OT
  • 신혜빈 기자
  • 승인 2019.09.08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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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응원 OT가 시작된 지 2시간이 지났지만 화정체육관은 텅 비어있다.
2일 응원 OT가 시작된 지 2시간이 지났지만 화정체육관은 텅 비어있다. 
두경빈 기자 hayabusa@
응원단은 흩어져 있는 학생들을 플로어에 내려오게 해 열정 가득한 응원OT를 이끌었다.
응원단은 흩어져 있는 학생들을 플로어에 내려오게 해 열정 가득한 응원OT를 이끌었다.

 

  예견된 상황이었다. 고연전 농구, 빙구 경기 티켓을 나눠주지 않는 응원OT가 학생들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 응원 OT가 열릴 때면 학생들은 화정체육관 관중석을 모두 채웠다. 이번 OT는 행사 시작 후 2시간이나 지난 오후 8시에도 관중석 5분의 1이 겨우 찰 정도였다. 행사에는 400여 명의 학생들만이 참석했다.

 

티켓 없는 응원OT, 현장마저 조용

  화정체육관 밖은 티켓 영향이 크긴 큰가 보다며 웅성이는 소리가 가득했다. “예년처럼 고연전 티켓 추첨의 기회가 없으니까 OT에 안 갔어요. 매번 진행 방식도 똑같은데 이번 OT를 꼭 가야겠다는 필요도 못 느꼈고요.” 생명대 18학번 최모 씨가 응원OT 에 불참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범대 19학번인 이모 씨도 응원OT 날이 개강 첫날이라서 정신적, 체력적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응원단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닌데 OT를 가서 즐기는 건 조금 껄끄러웠다이틀 뒤에 바로 합동응원인데 응원OT 대신 교류반도 함께하는 합응을 가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응원OT에서 예전처럼 고연전 티켓 추첨이 이뤄지지 않은 건 지난 5월 불거진 입실렌티 사태 때문이다. 51대 서울총학생회 ‘SYNERGY’(회장=김가영)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올해 입실렌티와 관련한 응원단 건으로 학생처·응원단·총학 이 협의를 진행했다그 결과 총학생회가 티켓 배분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발표했다. 응원단은 2019 정기 고연전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200여 학생들의 목소리는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반주보다 작았다. 응원단의 퍼포먼스가 이어졌지만 호응은 저조했다. 학생들은 그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바라볼 뿐이었다. 참석한 인원의 절반만이 예년과 같은 격렬한 응원을 즐겼고, 나머지 절반은 그동안 자리에 앉아 가만히 응원가만 흥얼거렸다.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빠져나간 이들도 계속 보였다. 배근우(사범대 교육18) 씨도 OT 중간에 화정체육관을 나왔다. “참석한 학생도 별로 없는데 앉아서 핸드폰만 보는 사람이 태반이라 속상하네요. 피시방에나 갈 생각입니다.”

플로어에 모두 모여 새롭게 응원해

  “학우들과 더 가깝게 응원하고 싶습니다!” 분위기가 여의치 않자 850분경 응원단은 2층에 퍼져 있는 관중들을 1층 플로어로 불러 모았다. 응원단 총기획과 음악부장의 의견이었다. 단과대별로, 과별로 지정됐던 2층 좌석은 더이상 의미가 없었다. 학생들은 응원단의 요청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1층으로 내려갔다. 응원OT에서 유례없는 장면이었다.

 응원단의 임기응변으로 플로어에 새로운 응원 공간이 구성됐다. 무대 가까이에는 의자 몇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놓였고, 의자를 안전테이프로 이어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배리어프리석도 새로 마련됐다. 응원단은 바닥에서 미끄러지는 안전사고를 유의해 플로어에 물을 흘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학생들은 플로어에 둥글게 모였다. 소속과 관계없이 뒤섞인 학생들로 커다란 원이 몇 개나 만들어졌다. 양 끝이 없는 원형의 어깨동무가 색다른 풍경을 그려냈다. 현장은 비로소 이전 응원 행사와 같은 활기를 되찾았다. “중간중간에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다들 의욕이 넘쳐요.” 박준범(공과대 기계공학19) 씨는 선배들이 함께 으쌰으쌰 해줘서 즐겁다뱃노래도 부르고 싶고 신곡도 정말 좋다고 신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함께 뒤섞인 응원OT는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주혜인(사범대 가교18) 씨는 이런 방식의 응원은 처음이었는데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생명대 19학번인 박모 씨는 갑자기 플로어로 내려오라고 해서 당황스럽긴 했다고 전했다. 김남훈(사범대 영교19) 씨도 “2학기 응원OT에 함께한 동기는 나까지 네 명뿐이라며 이번 OT도 재밌었지만, 1학기 때는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였는데 오늘은 사람이 적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4시간 동안의 행사는 오후 10시경 끝이 났다. OT를 마무리하며 이형석 응원단장은 올해 초 응원단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에 사과드린다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응원단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여러분이 진정한 고려대학교 응원단입니다.” 행사를 마치며 응원단은 OT를 찾아준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매 응원 행사에서 빠짐없이 들려오는 이 한 마디가 더욱 울리는 날이었다.

신혜빈 기자 v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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