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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숙련노동자 육성과 건설산업의 미래
[시론] 숙련노동자 육성과 건설산업의 미래
  • 고대신문
  • 승인 2019.09.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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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과

임운택 계명대 교수·사회학과

 

  건설산업은 주거 및 생활관련 시설을 생산하면서, 경제의 기초가 되는 사회간접자본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중요한 산업이다. 이전보다 그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나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창출비중은 전 산업의 5.6%에 달한다. 고용의 측면에서 볼 때 건설업의 취업계수와 고용계수는 각각 13.9%, 10.2%로 제조업은 물론(각각 8.8%, 8.8%) 전 산업 평균보다 높다(각각 12.9%, 8.7%). 아파트 투기와 4대강 사업 등의 굴곡진 역사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현재 건설산업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1980년대 후반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아파트 건설 사업이 진행될 당시 건설 노동자는 중산층의 지위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은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조건, 열악한 사회안전망, 높은 산재발생률 4종 세트로 구성된 대표적인 나쁜 일자리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내국인 청년 노동자의 업종 기피현상이 일어나고, 50대 이상의 건설노동자 비중이 47.3%에 달할 만큼 건설현장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력수급 측면에서 이는 이주노동자의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의하면 2019년 현재 국내 건설현장의 필요인력은 약 152만 명인데, 내국인 노동자는 약 139만 명으로 약 13만 명의 인력수급 불균형이 발생한다. 부족한 노동력은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는데, 실제 국내 건설현장에 투입된 외국인은 그보다 많은 약 23만 명으로 초과공급 상태이다. 출입국 외국인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불법체류자 355천여 명 중 44.8%가 건설현장에 종사하고 있을 만큼 상당수 외국인 건설노동자는 불법 체류자이기도 하다.

  건설업에서 생산된 최종 제품의 품질은 예나 지금이나 숙련공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아무리 높은 현재에도 산업 4.0’의 이름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독일조차 건설업은 대표적 4차 산업 지체영역으로 언급될 정도이다. 산업의 특성상 자동화, 디지털화의 정도가 다른 산업에 비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 대신 여전히 사람의 숙련수준이 경쟁력의 중요한 근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단순 노동력, 특히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건설현장 초과유입과 내국인 청년의 건설업 기피는 건설현장 노무인력의 숙련 저하를 초래해 국내 건설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세계 유수의 건축물과 토목공사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국내의 건설업이 직면한 민낯이기도 하다. 도대체 국내 건설회사는 왜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 건설산업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2008년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시공자참여제도가 폐지되었는데도 건설업의 다단계하도급 구조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로부터 결국 입찰자간의 제 살 깎기 저가수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다단계하도급 구조에 따른 저가수주 경쟁은 공사비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업체들이 내국인 숙련기능공보다는 평균 일당 23만 원이나 싼 저숙련 불법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게끔 만들었다. 저가 임금 경쟁 속에서 임금과 근로조건은 더 악화되고 내국인의 업종 진입기피로 기능인력의 공급과 육성은 점점 더 줄어들어, 그만큼 부실공사의 위험 또한 커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은 불법 외국인 노동자의 진입을 막고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을 합법화하여 이들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노동조건과 임금을 적용하고, 이를 통해 건설업 전반의 건설 숙련 기능인력을 육성하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력의 불법 진입은 임금과 노동 조건의 덤핑을 유발해 내국인 노동자와 심각한 갈등을 유발한다. 그렇기에 외국인 노동력의 취업을 합법화하여 그러한 조건을 막고 이들의 노동 기본권을 지키는 노력은 중요하다.

  한편, 지난 7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된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에는 숙련노동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기능인 등급제의 도입을 포함하고 있다. 건설기능인력이 그동안 현장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인정된 숙련수준을 이들의 경력과 숙련도에 합당하게 임금을 받도록 하고 중장기적 직업전망이 가능해지게 하자는 의도이다. 숙련 기능인력을 현장에서 제대로 대접하고, 이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는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 노사는 경력인정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를 축소하고 숙련인력의 육성을 통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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