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학기 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첫 강연이 5일 오후 330분 교양관 602호에서 열렸다. 연세대 문정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특임교수와 본교 최장집(정경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강단에 섰다. 양교가 자랑하는 명사들의 강연을 통해 인생에 도움이 되는 통찰을 얻기 바란다는 정진택 총장의 축사와 함께 시작된 강연에는 4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평화를 위해서는 신뢰가 바탕 돼야 해

  문정인 교수는 한반도 평화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문 교수는 평창올림픽 개최와 더불어 북한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2018년과 남··미 간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된 2019년 현재까지의 남북관계를 짚었다. 그는 군사적 억제와 동맹으로 평화를 유지하는 피스키핑(Peacekeeping)’과 서로 신뢰를 구축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피스메이킹(Peacemaking)’의 모순 속에서 현 정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진단했다.

  문정인 교수는 역지사지의 지혜를 언급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공감할 때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악마와는 협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그는 북한을 제거의 대상으로 여길 게 아니라 대화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론 중 하나인 선공후득(先供後得)’의 태도 역시 강조했다. 문 교수는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퍼주기라고 비판하지만, 그런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남북 간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끝으로 문 교수는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의 상식이고 “69년 동안 지속한 전쟁을 끝내는 게 역사의 순리라며 강연을 마쳤다.

 

포퓰리즘, 긍정적 측면도 있어

  이어서 강단에 선 최장집 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포퓰리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등장한 트럼프(Donald Trump)와 샌더스(Bernie Sanders)를 예로 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는 포퓰리즘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포퓰리즘이 무시됐던 정치 이슈를 끌어내고 시민들이 억압된 기대를 표출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배제됐던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하는 리더(포퓰리스트)의 등장이 정치에 무관심하던 시민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 교수는 남북관계를 비롯한 여러 사안을 두고 정당들은 진보·보수의 고정된 이념에 갇혀있다정당들에 긍정적 충격을 가할 수 있는 포퓰리스트의 등장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포퓰리즘을 나쁜 것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그것이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끝맺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정경대 17학번 박모 씨는 강연 시간이 길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석학들의 생각을 가까이서 들었다수강하기 잘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동인 기자 what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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