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월 3 0 일 제 5 1 대 서 울 총 학 생 회 ‘SYNERGY’(회장=김가영, 서울총학)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입시부정 의혹 진상규명 촉구’ 2차 고대집회가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마무리됐다. 미숙했던 집회 진행을 두고 서울총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총학에 모든 역할을 위임했던 1차 고대집회 집행부(대표=오정근)는 2차 집회 때 서울총학이 보인 일련의 행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부실했던 2차 집회, 서울총학 책임론 대두해
8월 30일 서울총학 주최로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고대인의 함성’ 집회가 개최됐다. 100여 명의 학생이 모였지만, 800명가량이 모인 1차 집회와 비교해 눈에 띄게 줄어든 숫자였다. 집회 끝 무렵엔 ‘총학생회는 나와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보과대 06학번인 권모 씨는 “서울총학은 인원이 많은 상설기구임에도 임시기구인 1차 집회 집행부보다 부족한 기획력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진우 서울부총학생회장이 집회 말미에 “집회 준비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집회를 이렇게 마무리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공식적인 집회는 마무리됐다.(관련 기사 본지 1881호 ‘2차 집회, “총학 각성하라” 항의 나와’)
2차 집회가 끝난 뒤 1차 집회 집행부를 중심으로 서울총학을 규탄하려는 움직임이 나왔다. 4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고파스와 에브리타임에 ‘뜨거웠던 8/23의 열망을 담아, 총학생회를 엄중히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내용의 대자보는 정대 후문 게시판을 비롯한 학내 곳곳에 게시됐다. 1차 집회 집행부 측은 “2차 집회를 보고 너무나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서울총학을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대자보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총학, 2차 집회 의지 없었다”
대자보에는 2차 집회 진행 및 준비과정에서 서울총학 측이 범한 실책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1차 집회 집행부 측이 주장하는 서울총학 측의 문제점은 ‘이중성’과 ‘무능’이었다.
2차 집회가 끝난 뒤 서울총학 측과 만나고 온 1차 집회 집행부는 운영 미숙에 대한 해명을 들었다. 1차 집회 집행부 관계자는 “서울총학은 2차 집회 때 집행력이 부족했던 이유가 ‘중앙집행위원회(위원장=송나령, 중집위)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집회 준비 과정에서 서울총학 측이 집회를 ‘논쟁적인 사안’이라고 판단해, 중집위원들에게 참여를 강제할 수 없어 개인의 자율에 맡겼다는 것이다.
1차 집회 집행부 측은 ‘참여를 개인의 자율에 맡겼다’는 서울총학의 설명에 분노했다. 학내 회계비리를 규탄하는 ‘황금열쇠’ 시위 당시 서울총학은 중앙운영위원회(의장=김가영, 중운위) 위원 일부와 집회의 방향성을 놓고 의견충돌이 있었지만, 서울총학의 강력한 의지로 집회를 추진했었기 때문이다. 1차 집회 집행부 측은 “서울총학이 집회를 추진할 의지만 있었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운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2차 집회의 참여 여부를 자율에 맡긴 것은 결국 서울총학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대자보는 서울총학의 ‘무능’도 지적했다. 1차 집회 집행부 측 관계자는 “서울총학의 산하기관인 중집위를 통솔하지 못한 것은 조직을 이끌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총학생회장은 중집위 사무를 총괄하고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서울총학생회칙 101조 조항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집위원들을 이끌지 못한 것에 책임이 따른다는 뜻이다.
서울총학생회는 당시 중집위 차원의 집행력 보조가 부족했다는 비판에 대해서 해명했다. 김가영 서울총학생회장은 “집회 당시 15명의 중운위원과 중집위원이 도왔다”며 “집회의 실패 원인은 집행력 부족보다 기획 단계에서의 미숙함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집회에 대한 논의가 중운위에서 시작됐기에 집회는 중운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중운위와 이러한 의견을 명확히 공유하지 못했고, 전날 밤까지 집회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집회 기획에 쏟을 시간이 부족해 이를 소홀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2차 집회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한 내용에 사실과 어긋난 부분이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차 집회 모두발언 당시 서울총학은 ‘1차 집회 당시 집행부가 학교 측에 인재발굴처로 요구안을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인재발굴처가 요구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학교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요구안은 인재발굴처에 전달됐다. 인재발굴처 측은 “서울총학 측이 오해한 것 같다”며 “요구안은 분명 인재발굴처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1차 집회 집행부 관계자는 “집회와 관련한 당국 책임자인지 확실치않은 사람한테 답변을 듣고 그 내용을 공식석상에서 발언하는 것이 어디 있냐”며 총학을 비판했다. 이에 서울총학은 “인재발굴처에 항의방문 했을 당시 대응한 직원은 ‘요구안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답해 그렇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인재발굴처는 “서울총학이 항의방문을 한 1층은 입학사정관이 많은 곳”이라며 “당시 대응한 직원이 책임자가 아니라 모른다고 답변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중집위가 단체로 집회를 보이콧 한 것 아니냐’라는 의혹에 대해 중집위 측은 “보이콧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송나령 중앙집행위원장은 “중집위 차원에서 집회를 보이콧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비판에 대해서는 중집위 내부에서 논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보성·맹근영 기자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