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총학생회장단 탄핵을 추진하는 집행부원들이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탄핵 사유'를 적은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정경대 후문을 지나는 학생들이 서울총학생회장단 탄핵추진 대자보를 보고 있다.

 

  제51대 서울총학생회 ‘SYNERGY’ (회장=김가영, 서울총학)의 총학생회장단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올랐다. 탄핵추진 집행부는 18畫虎類狗(화호류구)’라는 제목의 ‘51대 총학생회장단 탄핵 발의문'을 온·오프라인 상에 게재했다. 총학생회장단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탄핵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행동 나선 탄핵추진 집행부

  서울총학 탄핵 기류는 2차 고대 집회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서울총학의 미숙했던 집회 운영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 안홍일(정경대 경제19) 씨는 서울총학이 집회를 확실히 이끌지 않아 실망했다총학생회는 학생을 대변하는 기구인 만큼 보다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서울총학이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분위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후 서울총학을 탄핵하자는 주장이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를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윤덕기(문 과대 국문15) 씨는 앞장서서 탄핵추진 집행부 모집에 나섰다. 12일 그는 고파스와 페이스북에 고려대학교 51 대 서울총학생회 탄핵을 준비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서울총학의 탄핵을 추진 할 것이며 탄핵추진 집행부를 모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덕기 씨는 온라인을 통해 총학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표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혼자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일이기에 뜻을 같이할 많은 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5일 기준 6명으로 인원 구성을 완료한 탄핵추진 집행부는 대자보 작성 작업에 들어갔다. 대자보에 들어갈 내용을 정하는 데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오픈 카카오톡방을 개설하기도 했다.

 

곧바로 해명 나선 총학생회장단

  ‘畫虎類狗(화호류구)’ 제하의 탄핵추진 대자보는 18일 노벨광장과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게시됐다. 실명인증 절차를 거친 연서명엔 학생 135명이 참여했다. 대자보는 탄핵추진 움직임을 알리고 총학생회장단을 규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재정사무국 장 사퇴에 따른 업무 차질 2차 고대집회에서 총학생회가 보인 불성실한 태도 고연전 티켓 배분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 대동제 당시 논란이 된 장애학생들과의 불통 및 무능함을 탄핵의 근거로 들었다. 탄핵 추진 대자보가 붙은 당일 총학생회 장단은 곧바로 정경대 후문에 대자보를 붙여 입장을 밝혔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재정사무 국장의 궐위로 재정사무국 업무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예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증빙자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이는 명백한 회칙 위반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총학생회장단은 대자보에 재정 사무국장의 사퇴로 중앙집행위원회 내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신속한 재정비를 통해 현재 업무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예결산 자료도 제4차 예결산특별위원회 에서 문제없이 통과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탄핵추진 집행부는 고연전 때 서울총학이 총학생회 명의의 도장이 찍힌 표와 그렇지 않은 표를 차등 입장시킨 것을 두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데 미숙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총학은 도장이 찍힌 학생용 티켓 소지자에게 우선 입장할 권리를 부여한다고 경기 전날 공지했는데, 서울총학 도장이 찍히지 않은 티켓을 보유한 학생이 많았고 공지 시기도 늦어 학생들의 불만에 직면했었다. 총학생회장단은 고연전에 발생한 혼란은 체육국에서 기존의 룰을 갑자기 변경해 촉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서울총학이 이번 대동제 기간에 장애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대동제 당시 민주광장에 있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메인무대와 기업부스가 설치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책 마련을 위해 장애인권위원회 등에서 서울총학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논의는 계속해서 미뤄졌다. 서울총학은 문화기획국장과 전 장애인권 위원장의 일정이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논의가 지연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장애인권 보장을 위해 학교 측과 지속해서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 의 대동제 당시 김가영 서울총학생 회장이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업무에 태만히 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은 상호 역할 배분에 따라 책임감 을 느끼고 대동제 업무에 임했다총학생회장은 대동제 당시 주간 부스 및 야간 주점 관련 물품 배부 등 모든 업무를 관장했다고 밝혔다.

  2차 집회를 둘러싼 비판에 서울 총학은 집회 준비 및 운영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총학생회 구성원의 의견과 총학생회 공식 입장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힌 대목은 남재림 주거복지국장을 비롯한 일부 서울총학 관계자들이 개인 SNS에서 본교와 최근 고대집회를 깎아내린 발언에 대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끝으로 총학생회장단은 적확한 비판에 대해서는 경청하고 개선해 나가겠다확인되지 않은 사실 혹은 무분별한 비방은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탄핵할 사안인가신중론

  탄핵추진 집행부는 총학생회장 단의 입장과 관계없이 탄핵을 강행할 예정이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총학생회장단의 입장문을 봤는데 제대로 해명된 것이 없다총학생회장단 탄핵은 예정대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20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고파스와 에브리타임에 ‘<51 대 총학생회장단 탄핵 발의문>에 대한 총학생회장단의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게재했다.

  향후 탄핵추진 집행부는 학생들의 연서명을 받아 탄핵안을 공식적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서울총학생회 회칙 제1072항에 따르면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안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 또는 정회원·준회원 600명 이상의 연서가 있어야 발의할 수 있다. 탄핵추진 집행부 측은 “106일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이전까지 600명 이상의 연서를 받아 탄핵안을 발의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 고 밝혔다.

  실제 탄핵이 이뤄지는 절차가 까다롭기에 탄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탄핵이 성사되기 위해선 전학적 차원의 공감대를 이끌어야 한다. 이인성 국제학부 학생회장은 학내 커뮤니티에선 탄핵 여론이 지배적이지만 탄핵에 대한 회의론 또한 매우 많은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여론이 수렴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가봉진(자전19) 씨는 총학생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있다면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탄핵까지 갈 필요는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글 | 맹근영·신혜빈기자 press@

사진 | 이수빈기자 suv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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