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지만 대화하듯 편안히 전달 해 보는 방법도 시도했어요. ‘뉴스 앵커는 이래야 한다’는 게 있잖아요. ‘이래도 되나? 저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걸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작은 체구와 단정한 외모, 때론 밝고 때론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카멜레온 같은 매력. ‘뽀뽀뽀 아이 좋아’, ‘찾아라! 맛있는 TV’, ‘14F’에서는 화사한 모습을, ‘뉴스데스크에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며 다채로운 면모를 뽐낸 강다솜(법학과 05학번) 아나운서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친절한 앵커가 되기 위해 나날이 노력하는 강다솜 아나운서를 상암 MBC에서 만나 얘기를 나눠 봤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

 강다솜 아나운서의 꿈은 라디오에서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라디오를 들으며 따뜻한 느낌을 받았던 강다솜 아나운서는 다른 사람에게도 이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 “라디오를 틀었는데 아나운서분이 너무 따뜻하게 말하는 거예요. 뭔가 위로가 됐어요. 저도 그런 따뜻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렇게 강다솜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라는 꿈을 처음으로 가졌다.

 본격적으로 아나운서를 준비하게 된 건 대학교 4학년 때였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늦게 준비를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길만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나운서 시험을 대비했다. “아나운서 면접을 준비해보니 너무 막막했어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불안한 감정을 느낄수록 본인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준비했다. “아무리 연습해도 불안하니까 면접 질문만 200개는 외웠어요.” 성실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준비하며 그녀는 2010년에 MBC에 입사했다.

 “꿈을 이루게 돼서 너무 기뻤어요. 하지만 첫 사회생활이라 무섭기도 했죠.” 처음으로 시작한 사회생활이라 그런지 실수도 많이 했다. “입사한 지 1년 됐을 때 라디오를 진행하며 실수를 했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한 시청자가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그녀의 실수에 항의하기도 했다. 강다솜 아나운서에겐 살 떨리는 기억이다. “그날 이후로 너무 떨리더라고요.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들고 도망가고 싶기도 했어요.”

 실수할까 무서웠지만, 강다솜 아나운서는 그때마다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초심을 떠올렸다. “도망가고 싶을 때마다 오늘만 견디자고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어요. 그렇게 벌써 9년이 지났네요.” 참고 견디다 보니 경력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실수는 줄어들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으며 배운 삶

 강다솜 아나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으며 만나볼 수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자기 일의 장점으로 꼽았다. “제가 맡았던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세상을 여는 아침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에요.” 그녀는 다양한 청취자의 얘기를 들으며 그들의 일상을 귀담아듣고 마음으로 느꼈다.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일을 청취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겪다 보면 다른 시야로 세상을 보게 되더라고요. 다양한 얘기를 들을 소중한 기회를 준 프로그램이에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세상을 여는 아침을 통해 감정이입도, 생각도 더 깊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맡을 때마다 항상 무언갈 배워낸다.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가벼운 느낌의 뉴스인 ‘14F’를 진행하면서는 똑같은 뉴스라도 감정을 어떻게 싣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수줍게 말했다. “‘14F’는 기존의 뉴스와는 다르게 가벼운 분위기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표정도 다르게 하고 약간의 연기도 해야 했죠. 덕분에 뉴스를 무겁게만 전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놀라운 실화를 발굴해 시청자에게 전해주는 프로그램인 실화탐사대를 진행하면서는 사람의 심리를 탐구하는 방법을 배웠다. “‘실화탐사대에서 전문가의 심리분석을 들으며 사람의 심리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실화를 들으며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걸 알게 됐죠.” 눈을 크게 뜨며 말하는 모습에서 강다솜 아나운서의 호기심이 드러났다.

 

나날이 발전하는 사람이 되려면

 여러 프로그램을 맡으며 경력을 쌓은 강다솜 아나운서는 어느새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로 두 번이나 자리했다. 2013년 말부터 20145월까지 맡다가 잠시 앵커 자리에서 물러났던 강다솜 아나운서는 올해 7월부터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예전 주말 뉴스데스크 했을 때는 너무 떨리고 무서웠어요. 지금도 떨리지만, 그때만큼은 아니에요. 예전보다 훨씬 여유 있게 하는 것 같아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전에 방송에서 너무 긴장해 실수한 적도 있다고 했다. “큐시트를 보다가 헷갈린 거예요. 제 다음 차례도 저였는데, 전 김경호 선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끝났다는 생각에 걸어나갔죠. 밖에서 어디 가냐고 하더라고요. ‘제 차례 끝나서 나간다고 했더니 화면 안으로 들어오라는 거예요. ‘왜 그러지?’ 하며 봤는데 제 차례였던 거죠. 심장이 철렁했어요, 정말.”

 그녀는 9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더 많이 뉴스 대본을 읽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한 주 한 주 더 나은 뉴스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기사를 읽으며 시선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제 주관을 빼고 최대한 사실만 전하는 방법을 계속 익혀나가는 중이에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친절한 앵커가 되는게 목표라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시청자들이 뉴스를 무거운 느낌으로 보는 게아니라 편히 봤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시청자가 멘트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연습하고, 일상에서 쓰는 쉬운 어휘로 방송하려고 노력해요.” 새로운 도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뉴스지만 대화하듯 편안히 전달해 보는 방법도 시도했어요. ‘뉴스 앵커는 이래야 한다는 게 있잖아요. ‘이래도 되나? 저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걸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나운서를 하고, 뉴스를 진행하는 데 대학 시절에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강다솜 아나운서는 후배들도 많은 경험을 하며 후회하지 않는 날들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언젠가는 다 도움이 될 거예요. 사진도 찍고 많이 돌아다녀봐요.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없더라고요. 여러분은 지금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어요. 가장 예쁜 나이니까요.”

이규연 기자 yeon@

사진이수빈 기자 suvvin@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