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본교 입학 과정을 두고 갖은 의혹이 불거지면 서, 본교에서도 이를 규탄하기 위해 몇 차례 집회가 열렸다. 언론 보도에서 드러난 온갖 파렴치한 행위와 이를 변명하기 위해 애쓰는 조국의 태도에 많은 학생이 분개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조국과 같은 기득권층이 드나드는 뒷구멍이 없다고 생각한 순진한 사람은 없다.

  입시의 공정성 문제는 노무현 정부 이후 확대되어 온 수시전형의 가장 큰 비판점 중 하나였다. 학연, 지연, 혈연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한국 사회에서 대학 동기의 딸을, 재벌가의 아들을 사심 없이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물음표를 던졌다. 조국 자녀 문제의 경우에는 의 학 논문의 제1 저자라는, 고등학생에게 지나치게 과분한 논문을 양심 없이 제출했기 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조국과 친분 있는 어느 교수가 학생이 보인 열정과 꿈에서 큰 성장 가능성을 보았다는 이유로 선발 했다면 영영 밝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기회는 정말 평등한가. 수시 제도는 확장과 동시에 복잡해졌다. 이제 학생 개인의 노력으로는 자신의 성적으로 어떤 대학의 어떤 학과에 지원해야 적당한지 가늠하기는커녕, 대학의 입시요강을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그래서 학생들은 입시정책이 바뀔 때마다 많은 돈을 써가며 일명 꿀 전형을 찾아주는 입시상담사를 찾는다. ‘꿀 전형이란 기회가 열려있긴 하지만, 자신에게 그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과정은 또 어떠한가. 일반 공립고에서 각종 교내 경시대회와 내신을 전교 1등에게 몰아주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렇게 모인 전교 1등들을 평가하는 과정도 투명하지 못하다. 세부적인 기준과 평가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니 합격자도, 불합격자도 자신이 왜 붙었고 왜 떨어졌는지 모른다.

  획일화된 교육을 없애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서나 꿈꾸던 목표다. 하지만 이를 위해 무분별하게 늘어난 수시전형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훌륭한 정책목표로 교사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수시 제도의 이면엔 평등하지 않은 기회와 공정하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진정 정부가 정의로운 입시제도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입시 전형의 단순화, 교내 스펙 몰아주기 관행 철폐를 위한 학교 감사제도의 강화, 대학의 학생 평가기준 및 합격자 사례 공개 의무화 정책을 펴야 한다. 모두가 꿈꾸는 정의로운 입시를 바란다면, 불평등한 기회, 공정하지 않은 과정과 싸우는데 사력을 다해야 한다.

 

백규은(정경대 경제15)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