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와 총학생회 탄핵. 기시감이 느껴졌다. 취재부장으로 활동했던, 2016년 가을 고대신문과 닮아 있는 호였다. 그렇기에 지금 편집국이 얼마나 정신없을지 이해가 간다. 이럴 때일수록 현 데스크가 중심을 잘 잡아주길, 그 당시 휘둘리기만 했던 부장으로서 응원할 뿐이다.

  보도면은 상황을 잘 따라가고 있다. 서울총학 탄핵 기사는 탄핵준비위의 주장과 이에 대한 총학의 반박을 항목별로 잘 정리했다. 다만, 따라가기만 해서 생기는 아쉬움도 있다. 두 집단에 소속돼 있지 않은 학생들의 입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목소리 내는 사람의 말만 받아 적기 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목소리를 이끌어냈으면 했다. 설문조사가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탄핵추진위가 연서를 받는 기한인 106일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저 결과를 받아 적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지, 편집국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기획면은 아쉽게도, 데스크가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첫째, 기사 형식이 다양하지 않다. 사회면 공유 전동킥보드 기사의 경우 시의성과 관련성을 갖추었지만, 스트레이트 기사와 인터뷰로만 채워져 있어 지루했다. 기자의 체험기에 제도적 한계를 녹여냈다면 읽기 쉬운 르포가 됐을 것이다. 사회면 피후견인 기사도 1인칭 시점 형식을 도전해볼 법도 했다. 기자에게 다양한 형식을 제안하는 것도 데스크의 역할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둘째, 다소 무의미한 이미지를 사용했다. 학술면 증강현실 인터뷰에는 인터뷰이의 멋없는 사진 하나만 있다. 독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K-Culture Time Machine’ 프로젝트의 실물 이미지이지 않을까? 사회면 피후견인 기사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뷰 형식이지만 내용상 후견감독인 제도가 주인공임에도, 인터뷰이 사진이 대문짝만하다. 기사 전반 내용을 대변하는 인포그래픽 비주얼도 있었어야 했다.

  셋째, 글이 지나치게 많다. 데스크의 임무는 기자가 써온 글 전부를 지면에 우겨넣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읽고 싶게끔 잘라낼 건 잘라내는 것이 편집이다.

  데스크가 정체되면 기자들의 노고가묻힌다. 급변하는 현황만 쫓기에도 힘에 부칠 거란 걸 안다. 하지만 대학은 부족함이 용인되는, 마지막 다정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부디 대단치 않은 과거를 답습하지 말고, 다양한 편집과 기사형식에 원 없이 도전하길 바란다. 기자들이 성장하는 만큼 데스크도 발전해서 멋지게 학보사를 나갔으면 한다.

 

이지영(문과대 노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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