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가 입시제도를 흔들고 있다. 지난 26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입시제도에 대한 기자 브리핑을 갖고, 학생부종합전형 개선과 13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세부계획을 밝혔다.

  실태조사 대상인 13개 대학에는 고려대를 포함한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대학이 망라되어 있다. 조사 계획에는 현재 대학입시 일정 속에 있는 대학과 수험생의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고려대를 포함해 서울대, 연세대, 부산대 등 조국 자녀의 입시 경유지였던 여러 대학들이 조국 사태를 지나며 여론에 휩쓸려 말도 못 꺼낼 죄인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입시제도에서 선발의 자율권을 강조해온 대학들이 말을 낄 자리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정책변화가 제시된 것이다.

  교육부가 향후 일정을 밝혔지만, 목표와 방향이 분명하지는 않다. 교육부는 입시 제도의 개선 요구에 대해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인 비교과 영역을 줄이겠다는 학종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중이다. 이렇게 학생부종합전형에 껍데기만 남는다면 특목고, 자사고 등에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너무나 복잡하다. 향후 시행예정인 제도, 소인수 선택과목 수업, 진로선택과목,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등 고교현장에 조금만 비껴나 있어도 이해하기조차 쉽지 않다. 심지어는 당장에 고대생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아도 자신이 경험한 고교생활과 대 입제도의 편차가 너무나 크다.

  미래시대에 부응할 선진적인 선발방식은 수시이고, 입시경험에 피곤한 국민들은 차라리 정시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지난해에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까지 거치며 1년을 끌어온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수능전형 비중을 ‘30% 이상 권고한다는 애매한 결론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교육백년지대계를 그렇게 강조하면서 또다시 조급한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11월까지 대입제도 개편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게 백년지대계의 일환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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