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총장이 새로운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총장이 새로운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방식이 변한 현재, 고등교육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2014년 개교한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s)은 전 세계 7개 도시를 거치며 실시간 화상 수업과 기업 연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교육과정을 제시해 교육계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엔 70여 개국 23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리며 새로운 대학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6일 오후 LG-POSCO 경영관에서 열린 심포지엄 참석차 본교를 찾은 미네르바스쿨의 벤 넬슨(Ben Nelson) 총장을 경영대 학장실에서 만났다.

- 미네르바식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미네르바스쿨은 기존 고등교육에서 하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반 교육(교양 수업)에 접근한다. 기존 고등교육기관의 일반 교육은 다른 전공 분야를 소개해주는 정도에 그친다. 반면, 미네르바스쿨의 교양 수업은 하나의 완성된 과정을 제공한다. 학생은 관심 있는 분야의 사고방식(habits of mind)을 익히고, 기반 개념(fundamental concept)을 다질 수 있다.”

- 미네르바스쿨에서 교수의 역할은

  “미네르바스쿨의 교수는 학생들이 참여 하고 배울 기회를 보장한다. 자체 개발 화상 프로그램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참여도에 따라 다른 색의 표시등이 교수에게 나타난다. 교수는 이를 참고해 추가 질문을 던지며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든 학생을 골고루 토론에 참여시킨다. 또한, 모든 수업에서 학생의 답변은 데이터로 기록되며, 교수는 이를 토대로 학생이 전문성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개별적으로 제공한다. 온라인 환경을 기반으로 한 덕에 20명 혹은 그보다 많은 수의 학생과 일대일 튜토리얼 모델 수준의 깊이로 소통할 수 있다.”

- 미네르바스쿨 학생들은 전 세계의 도시를 거치며 글로벌기업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글로벌 로테이션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도시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재맥락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에서는 고려할 수도, 고려할 필요도 없는 사항이 한국에서는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요소일 수 있다. 물론, 서울에서 몇 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해서 특정 맥락에서의 사고방식, 즉 한국식 메커니즘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완전히 다른 맥락의 환경에선 사고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배우게 된다. 또 여러 도시를 경험하며 학생들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상기하게 된다. 어떠한 맥락에 있든 소통하는 대상은 누구인지, 문제 해결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원리를 깨우칠 수 있다.”

- 격변하는 세상을 사는 미래 세대에게 미네르바스쿨은 어떤 의미인가

  “이미 자동화는 모든 곳에 도입됐다. 한 사람이 여러 직업을 갖는 다()직업 시대도 수십 년 전부터 예견된 결과다. 복잡한 글로벌 시스템, 국지적인 이벤트가 미치는 세계적인 영향력, 그리고 산업과 산업 간의 전환을 빠르고 구조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교육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 미네르바 스쿨은 학생들이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김예정 기자 breeze@

사진|양가위 기자 fl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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