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조국 사태'를 좌파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토의하는 모습이다.
학생들이 '조국 사태'를 좌파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토의하는 모습이다.

 

  ‘조국 사태 - 우리의 분노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공개토론회가 1일 오후 7시 사범대학 신관에서 열렸다. 20명의 학생이 이번 토론회에 참가했다. 고려대 학생행진과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에서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좌파 입장에서 조국 사태를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한수진(정경대 행정17) 씨는 청년들이 조국 사태로 느낀 분노를 듬뿍 담은 목소리를 모으고자 토론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연은정 활동가의 발제로 토론이 시작됐다. 연은정 활동가는 조국 사태는 사회에서 지배자들이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특혜를 드러냈다논문 제1저자 등재, 학부모가 중개한 인턴십 등은 지배계급의 자녀가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국을 규탄하면 자유한국당 좋은 일 시켜준다는 소리를 듣고, ‘조국을 지키지 못하면 잃어버린 9년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고 염려해 조국을 수호하는 사람도 있다우리는 이러한 진영논리 밖에서 더 급진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은정 활동가는 양당의 위선과 모순을 폭로하고 이를 통해 아래로부터의 계급 투쟁을 전진시킬 것을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고려대 학생행진 최서현 활동가의 발제가 이어졌다. 최서현 활동가는 조국 사태로 드러난 집권세력의 인민주의 정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집권 세력이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자유한국당과 정치검찰을 으로 삼는 원한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그들은 반()박근혜-()보수전선으로 집권에 성공했음에도 여전히 적을 설정해 대중이 혁명을 지속하도록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권세력의 인민주의 정치는 사람들의 정치 환멸과 혐오를 강화했다고도 주장했다. 최서현 활동가는 우리라는 구분을 지양하고 권리를 확장하는 정치를 실현해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 참여자들도 의견을 나눴다. 김아라(문과대 독문15) 씨는 그동안 진영논리에 갇혀 원래 두 개의 선택지가 있고 그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런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기존의 판을 흔드는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배준(문과대 사회18)씨는 경쟁을 만드는 정치를 지양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최서현 활동가는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게 많진 않지만 단초는 찾을 수 있다며 이주노동자 투쟁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주노동자 투쟁은 정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함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끝에 성과를 냈다우리도 이처럼 모두가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했다. 토론이 끝난 뒤 김아라 씨는 조국 사태에 대해 다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참여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학내에서 이 사태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민주 기자 itz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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